연세의료원은 ‘기부 문화의 꽃’으로 불리는 유산 기부자들의 뜻을 기리고 유산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18일 ‘세브란스 오블리주’ 론칭 행사를 가졌다.
지금까지 연세의료원에 유산(부동산·예금 등)을 기부했거나 유언 공증을 통해 기부 의사를 밝힌 사람은 총 17명이며 기부액은 200여억원에 이른다. 2013년 고(故) 한동관 연세대 의대 교수를 시작으로 퇴임 교수, 의대 졸업생, 일반인 등 9명이 91억원을 기부했고 8명은 유언 공증을 통해 117억원 기부 의사를 밝혔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이날 론칭 행사에서 김모임 전 보건복지부 장관(연세대 명예교수), 황춘서씨 등 유언·공증을 통한 유산 기부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 전 장관은 2014년 연세대 간호대학에 26억원 상당의 자산 사후 기부를 약정했다. 기부금은 간호관련 정책 개발과 연구에 사용될 예정이다. 그는 앞서 간호대학과 세브란스병원에 10억원을 기부했다.
호스피스 봉사를 다니며 이웃사랑을 실천했던 고 김택현씨와 부인 이지자씨는 30억원 상당의 유산을 연세대 의대에 기부 약정했다. 고인이 2015년 췌장암 진단을 받으면서 부인에게 유산 기부 의사를 밝혔고 이씨가 남편의 의사를 존중해 기부 약정했다. 이씨는 자신의 시신도 의대생 교육을 위해 기증할 계획이다.
2017년 작고한 고 이순분 전 강남세브란스병원 간호팀장은 대장암 투병생활을 하다 유산 기부 의사를 밝혔다. 고인의 형제들은 그의 유지를 이어받아 유산 2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고인은 이와 별개로 투병 중 환자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강남세브란스병원 시설개선에 써달라며 1억여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윤 의료원장은 “환자치료와 의학연구 발전을 위해 유산을 기부한 숭고한 의지를 계승하고 유산 기부 문화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세브란스 오블리주를 론칭하게 됐다”며 “기부금의 혜택은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영국 등 기부 선진국에서는 유산 기부가 활성화돼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유산 기부액이 47조원으로 전체 기부금의 8%에 이른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