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에서 에볼라 감염 의심 환자가 나왔지만 정부 당국이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WHO는 이날 성명을 내고 탄자니아가 에볼라 의심 사례들을 숨기고 있는 게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성명에 따르면 WHO는 지난 10일 탄자니아의 항구 도시 다르에스살람에서 1건의 에볼라 의심 사례를 파악했다. 이 환자는 에볼라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그와 접촉한 사람들이 격리됐다는 정보도 나돌았다. 이 외에 2건의 에볼라 의심 사례가 더 있다는 비공식 보고도 있다고 WHO는 전했다.
그러나 탄자니아 보건 당국은 지난 14일 ‘에볼라 환자는 없다’며 이런 정보를 공식 부인하면서도 WHO 본부에서 2차 확인 검사를 하자는 제안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WHO는 최초 환자와 접촉한 사람 한 명이 여전히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탄자니아는 지금까지 이러한 환자들의 감별진단을 위해 실행된 실험실 테스트를 비롯해 임상적 세부사항과 조사 결과를 WHO와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WHO는 “탄자니아 당국의 공식 정보에 대한 제한된 접근이 에볼라 위기의 정확한 평가를 어렵게 한다”며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방해하는 것일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WHO는 이번 의심 환자가 실제 환자로 확인될 경우 탄자니아 최초의 에볼라 발병 사례가 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 에볼라 감염 의심 환자는 초기에 국내에서 넓은 지역을 여행한 데다가 이번 감염 의혹과 관련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발병이 공식 확인되면 위험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WHO는 밝혔다.
최근 탄자니아 이웃 나라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에볼라 유행으로 지금까지 2,103명이 숨졌고, 우간다에서도 4명의 환자가 발생해 모두 숨졌다. AFP는 현재 동아프리카에서 진행 중인 에볼라 사태가 지난 2014∼2016년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에서 1만1,000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데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심각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