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 노동자의 임금이 남성에 비해 평균 37.1% 낮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2010년엔 임금 격차가 약 4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년 성별 간 임금 격차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간극이 크다. 50대 대기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지난해 연 평균 임금도 남성의 67.7%에 그쳤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26일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방안과 노조의 과제’ 토론회에서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성별임금격차는 작년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37.1%다. 지난 2015년 41.8%, 2016년 40.6%, 2017년 38.7%에 비하면 줄었지만 아직 높다.
연구를 맡은 장진희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은 “배우자가 있는 여성과 상대적 저학력 여성의 노동환경이 열악한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결혼 여부를 기준으로 나눴을 때 비혼여성과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성별임금격차는 각각 13.4%, 41.5%로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학력에 따라서도 대학원 졸업과 고졸 이하 여성의 성별임금격차가 각각 27.9%, 38.3%로 엇갈렸다. 특히 여성 노동자에게 교육수준ㆍ지위ㆍ직업ㆍ산업 등 인적 특성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임금차별이 상당했다. 보고서는 남녀 성별 간 임금 격차를 분석한 결과 그 중 임금차별이 점한 비율이 52.6%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임금차별의 비중은 특히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여성일수록 높아져, 임금격차에서 임금차별이 차지하는 비중이 자녀가 없는 유배우여성은 46.7%, 영ㆍ유아 자녀가 있는 유배우여성의 경우 60.3%에 달했다.
대기업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국내 50대 대기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주사를 제외한 2018년 43개 기업의 남성 연평균임금은 8,500만원이었으며, 여성 연평균임금은 5,750만원으로 집계됐다.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67.7% 수준이었다. 특히 BGF리테일(2,600만원), 이마트(2,700만원), 오뚜기(3,300만원), 현대백화점(3,400만원) 등 여성 판매직군을 보유한 기업들이 여성 연평균임금도 낮게 집계됐다. 또한 50개의 기업 중 40곳은 여성 등기임원이 전혀 없었고 나머지 10개의 기업도 1명뿐이었다. 이들 기업의 미등기임원은 평균 74.8명이었으나 이 중 여성은 평균 3.2명에 그쳤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금융노조, 공공노련, 금속노련 조합원 남녀 2,4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일자리에서 최종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직급’을 묻는 질문에 부장급 이상을 기대하는 비중은 남성이 68.5%인 반면 여성의 경우 42.7%에 그쳤다. 진급누락 및 진급 대상자 제외 경험에서도 여성은 57.9%로 남성(42.5%)보다 높았다. 진급에 걸리는 기간도 사원급에서 대리급으로 올라갈 때 남성과 여성은 각각 4.2년, 6.4년이 걸렸다.
/세종=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