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창립 당시 13개국 25개 도시가 회원으로 출발했던 아시아태평양도시 관광진흥기구(TPO)가 현재 15개국 124개 도시가 참가하는 국제적인 기구로 성장했습니다. 창립 당시 부산시 시장권한대행으로서 부산, 상하이, 후쿠오카를 잇는 크루즈 운항을 비롯해 다양한 공동사업을 만들며 TPO를 세계적인 관광기구로 키우려고 노력했다보니 남다른 감회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TPO가 관광을 넘어서 시대의 의제를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국제기구가 되길 소망합니다.”
TPO 회장인 오거돈 부산시장은 부산이 아시아·태평양 도시 외교 중심지로 발전한 감회를 이같이 표현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85개 회원 도시가 참석한 TPO 총회 개회식에서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관광 축제가 부산에서 개막했다. 26일 오전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제9회 TPO 총회가 열려 28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개회식에는 오 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특별강연자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주제 라무스 오르타(Jose Ramos Horta) 전 동티모르 대통령, 롤랜드 카니잘(Rolando Canizal) 전 필리핀 관광부 차관, 다토 모하메드 라집 하산(Dato Mohmed Razip Hasan) 말레이시아 관광청 부청장 등을 비롯한 국내외 관계자 700여 명 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TPO 총회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도시의 관광 진흥과 상호협력의 장이다. 올해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특히 ‘관광과 평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오 시장은 개회사에서 먼저 ‘평화’라는 화두를 꺼내 들었다. 오 시장은 “지금 국제관계 화두는 ‘평화’다. 그 ‘평화’의 중심에 한반도가 있다.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평화를 위한 흐름은 결코 중단됐거나 역행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11월 부산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가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 전체가 상생번영하는 공동체로 발전하기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각 도시가 가진 풍성한 자연환경과 역사·문화유산 덕분에 도시들은 많은 관광 일자리를 만들어나가고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관광기업의 혁신을 도모하고, 스마트 관광 환경을 조성하는데 회원도시 간 협력을 강화”하자고 했다.
특별강연에 나선 주제 라무스 오르타 전 동티모르 대통령도 “관광은 평화를 위한 가교”라는 말로 화답했다. 주제 라무스 오르타 전 대통령은 “관광이 경제발전 원동력 되기 위해서는 아태지역 역내 평화와 세계평화가 달성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전쟁, 테러, 불안 있는 곳에선 관광산업은 타격받는다. TPO가 사람 중심, 평등한 번영을 위한 지속가능한 관광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티모르 전 대통령은 이어진 오 시장과의 특별회담에서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때 김정은 위원장 초청을 제안한 것과 관련, “동남아에서 큰 역할을 하는 도시이며 중립적인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김 위원장 초청을 제안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부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실제적인 논의도 진행됐다. 오 시장은 몽골의 우브스(Uvs) 주지사, 도르노 고비(DofnoGovi) 사회정책부 국장과의 회담에서 몽골인들의 한국 의료관광 선호 분위기에 맞춰 의료관광 활성화에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드시장과의 회담에서는 사마르칸드시가 총회에 처음 참석한다는 말을 듣고 오 시장은 즉석으로 오찬장에서 사마르칸드시를 비롯해 TPO에 처음 참석하는 도시들이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만들도록 했다. 이날 오찬장은 각 도시들의 홍보장으로 변하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한편 이번 총회는 아시아태평양 도시 관광 진흥기구 운영 활성화와 관광 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본회의, 주제 세션과 더불어 관광로드쇼와 회원 도시 전통예술 페스티벌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부대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