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 LCD 등 8개 주력품목 이미 韓 추월…2024년엔 반도체도 따라잡을판

■한경연, 韓 주력산업 점유율 조사

LCD 5년뒤 韓 15% vs 中 60%

메모리 부문은 1위 지키겠지만

中 점유율 10%대까지 커질 듯

"R&D규제 풀어 경쟁력 키워야"




중국이 5년 뒤 액정표시장치(LCD)·자동차 등 9대 주력 산업 중 8개 부문에서 한국 및 일본과의 점유율 격차를 크게 벌릴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이 ‘중국제조 2025’ 등 국가 주도 성장정책에 더해 막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키워가면서 5년 뒤 한일을 압도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셈이다. 특히 5년 뒤에는 기술격차도 대폭 줄어 한일이 가졌던 ‘비교우위’마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수출주력산업별 협회 정책담당자를 대상으로 한중일 세계 시장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중국이 5년 뒤 압도적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 2000년 기준 9개 중 6개 부문에서 한중일 3국 중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나 2024년에는 1위를 차지한 품목이 0개로, 한국은 같은 기간 2개에서 1개로 각각 예상됐다.

조사 품목은 메모리반도체·일반기계·자동차·에틸렌·철강·LCD·섬유·선박·통신기기 등 9개로 현재 기준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7개 품목에서 중국이 한국과 일본을 제쳤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62%)에서, 일본은 자동차(30.8%)에서 중국에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5년 뒤에는 중국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28.5%에서 32%로 높아져 일본(30%)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선도하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같은 기간 중국의 점유율이 0.2%에서 10%로 높아져 글로벌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한국 업체의 수익 저하가 우려된다.


중국의 기술력 또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을 내던 한일 양국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한국의 기술이 100이라면 일본은 113.8, 중국은 59.6이었으나 올해는 일본(102.8)·한국(100)·중국(79.8) 간의 기술격차가 좁혀졌다. 특히 2024년에는 한국(100)·일본(97.4)·중국(89.1)의 기술격차가 매우 근소한 차이로 좁혀져 중국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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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양국의 품목별 글로벌 점유율 추이만 놓고 보면 뼈아픈 분야가 많다. 대표적인 분야는 LCD다. 2000년만 하더라도 한국의 LCD 시장 점유율은 29%로 중국(2%)을 압도했으나 올해는 32%를 기록해 1%포인트 차이로 중국에 역전당했다.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돼 5년 후에는 중국의 점유율이 60%로 한국(15%) 대비 4배가량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가 LCD 라인 효율화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을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지만 LCD 부문 수익 악화로 당분간 수익 보릿고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연의 한 관계자는 “철강·조선·자동차·전자 등 한국의 주력산업은 20여년 전 일본의 주력산업이었지만 현재와 미래에는 중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과 일본 간의 기술격차도 여전해 연구개발(R&D) 분야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수급 차질이 예상되는 소재 부문에서의 양국 간 경쟁력을 보면 한국이 100이라고 봤을 때 일본이 127.3으로 조사 항목 중 격차가 가장 컸으며 부품경쟁력(22.8), 공정관리경쟁력(9.0) 등도 격차가 여전했다.

한경연 측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R&D 활성화를 저해하는 규제개혁’을 한국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먼저 취해야 하는 조치로 꼽았다”며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인력 양성과 산학연 협력 활성화, R&D 부문 정부지원 강화 등을 중요 과제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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