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5,000번 치댄 '군교자' 손맛까지 빚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인천공장

세척과정에 적외선 카메라 동원

자체개발 전용분 쫄깃함 살리고

급속냉동기술로 갓 쪄낸 맛 유지

2년 연구결과 집대성한 '군교자'

전용라인 7개로 하루 140만톤 생산

K만두로 2023년 매출 2.6조 목표

27일 인천 중구 CJ냉동식품공장에서 신제품 군교자가 만두 라인을 따라 생산되고 있다./사진제공=CJ제일제당27일 인천 중구 CJ냉동식품공장에서 신제품 군교자가 만두 라인을 따라 생산되고 있다./사진제공=CJ제일제당




27일 인천 중구 CJ냉동식품공장에서 신제품 군교자가 만두 라인을 따라 생산되고 있다./사진제공=CJ제일제당27일 인천 중구 CJ냉동식품공장에서 신제품 군교자가 만두 라인을 따라 생산되고 있다./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비비고 군교자./사진제공=CJ제일제당CJ제일제당 비비고 군교자./사진제공=CJ제일제당


3015A18 제일제당22


서울에서 한 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인천 중구에 위치한 CJ제일제당 냉동식품공장. 기존 만두 외 냉동식품이 함께 생산됐지만 지난해 12월 만두만을 위한 공장으로 변모했다. 2만2,236㎡ 규모(6,700평)의 공장이 오롯이 ‘만두전용기지’로 변신한 것이다. 공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손 소독은 기본, 사방에서 쏟아지는 에어워셔로 소독하고 온몸을 감싸는 전용 옷을 입어야한다. 직원들 사이에서 비비고 군교자는 ‘45g의 작품’으로 불린다. 45g안에 육즙부터 씹는 감, 자동화에서도 마치 사람이 빚은 것과 같은 식감을 재현해서다. 이달 출시된 비비고 군교자는 ‘메가히트’ 상품인 왕교자를 잇는 CJ제일제당의 2년간 연구의 결실이다.

◇군교자, 기왓장을 쌓아놓은 것처럼...수타의 느낌을 살려라=비비고 군교자 라인은 부추, 양파, 대파와 같은 야채를 세척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손으로 씻고 다시 기계를 거친 뒤 혹시 모를 이물질을 걸러내기 위해 적외선 카메라까지 거쳤다. 양배추는 아삭아삭한 식감을 위해 다른 야채와 써는 방법이 다르다. 육류를 큐브 모양으로 써는 것 역시 육즙과 씹는 감을 위해서다. 영화 설국열차에나 나올 법한 두꺼운 철문을 지나면 만두피를 빚는 공정이 나왔다. 비비고 만의 만두피 쫄깃한 식감은 일반 밀가루가 아닌 2016년 자체개발한 전용분을 쓰기에 가능하다. 탄력 있는 식감을 재현하기 위해 만두피는 5단계 롤러를 지내야 했다. 이 공정의 목적은 마치 사람이 손으로 빚은 듯한 만두를 만드는 것이다. 수타의 느낌을 재현하는 롤러는 1분당 기계는 5,000번의 밀가루를 치댄다. 식감을 살려 마련된 재료와 이 만두피가 드디어 만나는 성형 작업을 거치면 마치 기왓장을 쌓은 것 같은 모양의 군교자가 완성됐다.

◇육즙그대로를 위해 ‘99℃→영하20℃직행’=많게는 15가지 재료가 담긴 군교자는 99℃에서 5분간 증기로 가열된다. 증숙기계를 열자 증기가 쏟아져 나왔다. 만두는 시간과 온도의 예술이기에 이는 다시 바로 영하 20℃로 냉동된다. 그래야 고객의 집으로 도착한 군교자가 바로 갓 쪄낸 듯한 맛을 낼 수 있다. 이 증숙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온도가 미달되는 것이 있으면 생산자는 라인을 전부 멈추고 이 라인에서 나온 만두는 폐기한다. 가장 좋은 제품을 언제나 최상의 품질을 공급하기 위한 약속이다. 인천 냉동식품공장에는 이런 만두 라인만 7개로 하루 140만t이 생산된다.


◇피자만큼 만두도 범용성을 가진 식품=CJ제일제당은 군교자를 앞세워 ‘한식만두 프리미엄화’로 K만두를 글로벌 시장에서 피자와 같은 위상을 가진 음식으로 만든다는 게 최종 목표다. 국내시장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인큐베이팅 장이다. 국내시장에서 깐깐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제품은 글로벌에서도 히트 상품이 될 조건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스프링롤, 에그롤, 피자롤 등 글로벌 현지 만두까지 국내로 들여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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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교자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K만두의 플랫폼’화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란 게 내부의 평가다. 군교자 속에는 돼지고기생강구이, 해물파전, 고추장불고기 등 한식 정찬 메뉴를 만두소로 활용해 ‘만두의 메뉴화’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토대로 만두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그에 맞는 메뉴를 만두 속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CJ제일제당은 왕교자와 군교자의 합작으로 비비고를 앞세운 K만두로 2023년 국내외 만두 매출 2조6,000억원을, 이 중 글로벌 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지난해 굴지의 식품 종합기업 농심의 매출이 2조8,000여억원으로 만두 단일 품목으로 이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황망한 계획은 아니다. 2017년 CJ제일제당의 국내외 만두매출은 5,057억원에서 2018년 6,400억원, 올해는 9,090억원을 달성한다. 2020년 드디어 1조1,400억원으로 글로벌 만두 1위사 도약과 함께 만두1조매출의 쌍끌이 신화를 쓴다.

특히 만두 종주국인 중국에서도 현지인이 선호하는 식재료를 활용한 비비고 왕교자를 현지화한 제품 개발로 도전장을 낸다. 2016년 기준 글로벌 시장 냉동만두 1위 업체는 매출 7,512억원의 중국의 완차이페리다. 일본 시장에서도 왕교자 크기를 현지화한 한국형 교자로 일본의 대표 만두인 야끼교자(군만두)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강기문 CJ제일제당 글로벌 R&D센터 부사장은 “피자는 유럽권 등 서구권에서 퍼져 아시아권으로 넘어와 주요 외식음식이 된 것과 같이 K만두는 아시아에서 시작해 서구 등 글로벌을 겨냥할 것”이라며 “글로벌 피자 시장은 10조로, 광의의 만두와 같은 랩푸드(wrap food)시장 역시 11조원의 시장으로, K만두의 ‘피자화’는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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