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 ‘노딜’로 촉발된 북미갈등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 문제로 옮겨붙으면서 장외 여론전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북한의 행보는 유엔 안보리 소집에 따른 국제사회의 추가 대북제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과 함께 미국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7일(현지시간) 외신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의 안보리 소집 요구에 대해 “위험스러운 시도”라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또한 영국과 프랑스·독일의 불순한 움직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며 “우리가 미래에 무엇을 할지 주의 깊게 지켜봐달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 요구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만큼 추가 도발에 나설지 주목된다. 다만 김 대사가 “그것(대응조치)이 또 다른 미사일 발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수위조절을 한 점을 고려하면 북한은 사이버 공격 및 풍계리 핵 실험장 복구 등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장외 여론전을 통해 대미 공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하며 대남 비난도 재개했다. 이는 개성공단 재개 등 제재완화를 문 대통령으로부터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관측된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문 대통령을 겨냥해 “얼마 전 미국을 행각한(방문한) 남조선 집권자가 미국산 무기구매를 강박하는 상전의 요구를 받아 무는 비굴한 추태를 부렸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북한의 연이은 강경 발언에도 한미는 침묵을 지키며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이어나가기 위한 대책 마련에 집중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로버트 우드 주제네바 미국대표부 군축담당 대사가 유엔 제1위원회 참석 직후 기자회견에서 “스톡홀름에서 이뤄진 대화는 중요했고, 북한이 이런 방식을 계속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북한의 SLBM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인지를 묻는 기자에게 “안보리 결의 사항에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것을 하지 말라고 돼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실무협상팀을 이끌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나 비핵화 협상 진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미국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