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아동콘텐츠 광고 규제...진화 나선 유튜브

[아태 총괄 책임 긴급 방한]

광고 규제 따른 시장 우려 커지자

"양질 콘텐츠엔 수익 늘릴것" 해명

시장선 "車·음료 등 제품광고 줄어

업체간 수익 양극화 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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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본사 고위 인사가 최근 방한해 국내 벤처 기업인들을 만나 “우수 아동 콘텐츠에는 광고 수익을 더 늘리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유튜브의 아동 콘텐츠 광고 제한 규제와 관련해 우량 아동 콘텐츠 기업에까지 번지고 있는 과도한 우려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어린이용 콘텐츠에 붙던 자동차 등 성인용 제품 광고가 줄어 전반적인 수익 감소와 함께 기업들의 수익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벤처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구글의 유튜브 아시아태평양(APAC) 가족·학습(Family & Learning Partnerships) 총괄 책임 등 고위 인사들이 방한해 국내 주요 아동용 유튜브 애니메이션·콘텐츠 벤처기업 경영자를 잇따라 접촉했다. 방한한 유튜브의 한 임원은 “유튜브 키즈 광고 정책 변화에 따른 피해 가능성에 대해 최근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며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동요할 필요가 전혀 없고 우량 콘텐츠에 수익이 더 늘어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꿀 것”이라고 애니메이션 기업들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본사 관계자가 국내 주요 아동 콘텐츠 기업들을 이례적으로 찾아 일종의 정책 설명회를 가진 이유는 최근 유튜브 내 아동 콘텐츠 광고 규제를 둘러싼 기업들의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연방거래위원회(FTC)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에 ‘어린이에게 위험한 콘텐츠를 제공한 혐의’, ‘불법적으로 13세 미만 어린이 데이터를 수집한 혐의’에 대해 1억 7,000만달러(약 2,4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유튜브는 이에 공지를 통해 아동 콘텐츠에 대한 개인 맞춤 광고 게재 중단 정책을 실시한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아동용 콘텐츠에는 상업적 개인맞춤광고가 올라갈 수 없고 댓글 등 일부 기능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단 시행 시기는 연말까지 조정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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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로 매출의 거의 전부가 유튜브 광고에서 나오는 개인 유튜버는 광고 수익이 급감할 전망이다. 반면 우량한 아동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들에겐 광고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중에서는 영실업·초이락 등과 같은 완구와 애니메이션을 동시에 제작하는 완구 업체뿐만 아니라 캐리소프트(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스마트스터디(핑크퐁)·아이코닉스(뽀로로)·로이비쥬얼(로보카폴리) 등과 같은 콘텐츠 회사들도 실적 전망에 호재가 예상된다. 이 회사들의 유튜브 아동용 콘텐츠 조회 수는 최대 수억건을 기록할 정도다. 유튜브도 이번 방한 당시에 이들 콘텐츠 제작 기업을 주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캐리소프트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로 유튜브 광고 수익은 12% 미만이지만 추가 수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측은 국내 인사들과 만나 “앞으로 개인맞춤형 광고(Personalized Ads)가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문맥광고(Contextual Ads)는 확대하는 방향으로 광고 세일즈 정책이 진행된다”고 공개했다. 현재도 완구기업이나 어린이용 식음료 기업들은 현재도 성인용 유튜브 콘텐츠가 아닌 어린이 콘텐츠에 집중적으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어린이용 광고 물량이 앞으로 양질의 어린이용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에 더 몰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영세 업체들일수록, 자극적인 콘텐츠에 의존하는 사업자일수록 수익 타격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 완구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광고주들이 구글에 광고를 위탁하는 경우가 많아 어린이용 콘텐츠에 자동차나 에너지 음료 광고 등도 적잖이 붙었다”며 “앞으로는 이런 광고를 솎아낼 것으로 보여 유튜브 광고 매출에 크게 의존하는 업체일수록 여파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동 콘텐츠에 대한 유튜브의 정책이 수정되면서 수익 양극화도 커질 것”이라며 “아동 콘텐츠 생산의 가장 큰 원천인 광고 수익이 국내 중견 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사에 더 몰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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