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좋은 만남은 좋은 백주가 있을 때 완성된다’고 말한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비롯해 결혼식 등에서 백주는 필수품이다. 중국인들의 백주 사랑은 비즈니스 석상에서도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중국인들이 꼽는 최고의 백주는 단연 ‘귀주모태주’다.
귀주모태주는 지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기념행사에 처음 등장한 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방중, 호찌민 베트남 주석과의 행사 등 굵직굵직한 외교행사마다 중국공산당 공식주로 테이블에 올라왔다. 자연스럽게 귀주모태주는 중국인들의 의식 속에 자국을 대표하는 ‘국주’로 자리매김했다.
한 병에 우리 돈 40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술이지만 2000년 이후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정부 기관과 기업의 수요가 증가하며 귀주모태의 실적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2002년 15억2,000만위안에 불과했던 귀주모태의 매출액은 10여년이 지난 2018년 771억9,000만위안을 기록했다.
2012~2015년에는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정책으로 정부 기관의 소비가 사라지면서 중국 백주산업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귀주모태는 다른 업체처럼 출고가를 낮추는 대신 최종 권장소비가를 인하하며 일반 소비자를 겨냥했다. 이 덕분에 일반 소비자들은 선망의 대상이었던 귀주모태주를 직접 구매하기 시작했고 정무성 소비의 공백을 빠르게 메웠다.
2015년 이후 귀주모태는 권장소비가를 다시 기존 수준으로 올렸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귀주모태주 사랑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한번 올라간 눈높이는 내려가지 않았다. 소득 수준이 높아진 것도 요인이었다. 중국 현지 조사기관 웨이지우에 따르면 개인소비자가 고가 백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8%에서 2015년 45%까지 증가했다.
귀주모태는 2019년 2·4분기에 매출액 178억4,400만위안, 주당순이익(EPS) 6.95위안을 기록했다. 이달 9일 기준 동사의 시가총액은 1조4,500억위안, 주가수익비율(PER)은 36.75배 수준이다./박별남 NH투자증권 글로벌주식부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