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금융위원회가 때아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달 20조원 한도의 안심전환대출에 74조원의 신청액이 몰려 탈락자를 대거 양산, 당국이 ‘희망고문’을 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금리도 내릴 가능성이 높아 안심전환대출 탈락자도 금리 인하 혜택을 볼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신청자가 많아 고민이 많았던 금융위는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앞서 금융위는 변동·혼합형 주택담보대출자를 대상으로 연 1.85~2.2%의 고정·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받았다. 20조원 한도로 설계했는데 총 73조9,000억원, 63만5,000건의 수요가 몰렸다.
신청액이 20조원을 넘어섬에 따라 집값이 낮은 순으로 공급할 방침인데, 나머지 53조9,000억원어치의 신청자는 탈락하며 국회를 중심으로 ‘당국이 수요예측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금융위는 ‘보금자리론’으로의 대출 갈아타기를 적극 유도했다. 안심전환대출 출시 당시인 지난달 기준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연 2.0~2.35%로 안심전환대출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낮아 탈락자는 아쉽더라도 이를 활용해달라는 것이었다.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연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이고 주택 가격이 6억원 이하의 1주택자가 신청할 수 있는 상품이다. 안심전환대출 신청자 모두가 자격을 충족한다고 가정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집값 커트라인은 2억1,000만원인데, 2억1,000만원 이상 신청자 중 61.1%가 보금자리론 신청 자격이 된다. 즉, 안심전환대출 탈락자 열에 여섯은 보금자리론을 통해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으니 이를 활용해달라는 것이었다.
금융위는 기준금리가 내려갔지만 안심전환대출은 그전에 상품을 출시했기 때문에 기존 공고대로 금리를 연 1.85~2.2%로 유지할 방침이다. 반면 국고채 금리 상황을 반영해 움직이는 보금자리론 금리는 한은이 내년 초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음에 따라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재의 2.0~2.35%의 보금자리론 금리가 추가로 내려가면 1.85~2.2%인 안심전환대출과의 차이도 줄어들어 그만큼 안심전환대출 탈락자의 불만도 누그러질 수 있다는 게 금융위의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