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주한외교단 초청 리셉션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는 3분40초가량 대화를 나눴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로 꼬인 한일관계가 오는 22일에 있을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뤄진 만남인 만큼 대통령 내외와 나가미네 대사가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 행사에는 111개국 대사와 17개 국제기구 대표 등 202명의 외교단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들 외교단과 차례로 개별 인사를 했다. 특히 나가미네 대사는 문 대통령과 2분20초, 김정숙 여사와 1분20초 등 도합 3분40초 동안 대화를 나눴다. 다른 대사와의 접견 시간이 1분 이내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주로 문 대통령이 나가미네 대사에게 이야기를 하고 나가미네 대사가 경청하는 식으로 대화가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대화 말미에 웃음기를 띠기도 했다.
이번 행사가 주한외교단 전체를 만나 격려하는 취지로 마련된 만큼 문 대통령의 직접적인 대일(對日) 메시지는 없었지만 문 대통령과 나가미네 대사의 개별 대화에서 최근 한일관계와 관련된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정부 들어 대통령이 주한외교단 전체를 한 자리에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 4강 대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다만 나가미네 대사는 조만간 도미타 고지 신임 대사로 교체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환영사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지금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라는 역사적인 변화에 도전하고 있다”며 “남북미 간의 노력이 우선이지만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