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지난 3월 출시한 ‘KB맑은하늘적금’은 지난 16일까지 약 7개월만에 신규 가입좌수 27만8,000좌, 판매잔액 3,2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KB국민은행은 금융 투자만으로 친환경 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이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설명한다. 이 상품은 종이통장을 발급하거나 은행 창구에서 종이 서류에 서명하는 대신 디지털 창구나 앱 등을 통해 가입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많이 하는 등 미세먼지 저감 활동에 동참하면 최대 1%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무엇보다 고객에게 만족감을 준 것은 상품 가입만으로 서울에 도시숲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KB국민은행은 적금 한 좌당 1,000원의 기부금을 적립해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 도시숲을 조성하기로 했는데 실제로 9월 적금 판매를 통해 적립한 기부금 1억원을 환경재단에 전달하고 도시숲 조성을 위한 나무심기 행사도 진행했다.
KB국민은행의 이 같은 시도는 고객에겐 우대 금리 등의 혜택을 제공해 친환경 활동에 동참할 동기를 부여하고, 기업은 사회적 책임 경영을 실천하는 ‘코즈마케팅’으로 금융권에선 최고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환경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면서 금융권에선 경제적 가치와 공익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친환경 콘셉트의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7월 선보인 ‘IBK늘푸른하늘통장’과 ‘IBK늘푸른하늘대출’은 환경 개선 활동을 실천한 고객에게 금리우대와 수수료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친환경·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는 중소기업에 대출 금리를 낮춰주는 상품이다. 지난달 23일 판매좌수는 1만7,000좌를 넘어섰고 판매잔액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손해보험업계에선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거나 자동차 운행을 적게 한 운전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자동차보험도 일반화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 가입자에게 최대 8%의 할인혜택을 주는 대중교통 이용 할인 자동차 보험을 출시했으며 20년간 해당 특약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기도 했다. 삼성화재의 ‘애니핏 걸음수를 활용한 할인특약’도 주목할만하다. 삼성화재의 건강증진 서비스 애니핏으로 걸음수를 측정, 하루 걸음수 6,000보를 달성하면 자동차 보험료의 3%를 할인받는 식이다.
친환경부품(중고부품)을 사용해 수리할 경우 자기차량손해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도 활성화됐다. 부품 재활용으로 자원 낭비를 막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으로 특약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가입률도 꾸준히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