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한국은 매력적 투자처 아니라는 말 괜히 나오겠나

한국경제연구원이 21일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특별좌담회에서 외국 기업인들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갈라파고스 규제 탓에 외국인들의 투자와 협력이 가로막혀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 시장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로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서의 투자를 꺼린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프 하이더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사무총장도 한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규정들이 외국 기업의 활동뿐 아니라 한국 기업의 수출에도 제약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정책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기업들이 변화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급격히 인상된 최저임금은 혼란 그 이상” “노동시장 경직성이 기업들의 신규 고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원인” “정책의 일관성·신뢰성·투명성·예측가능성 부족” 등의 지적이 잇따랐다. 최저임금 결정방식에 생산성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한국 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고언을 공개석상에서 쏟아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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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태에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리 없다. 올 들어 3·4분기까지 외국인 직접투자는 약 135억달러에 불과해 1년 전보다 30%나 줄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는 상반기에만도 15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만큼 한국이 외국·국내 기업 모두에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라는 얘기다. 투자여건이 이렇게 좋지 않으니 기업들이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21일자 서울경제신문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변수에다 규제, 갈등적 노사관계 완화를 기대할 수 없어 국내 기업들이 투자 등 사업계획 짜기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기업들이 움츠러들어 투자가 살아나지 않으면 정부가 바라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도, 성장을 지속할 수도 없다. 누가 뭐래도 투자 주체는 외국계든 한국 업체든 기업이다.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꿔나가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이제라도 기업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잘못된 정책은 수정하고 규제는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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