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ECM '50년 소리여정' 눈으로 흥얼거려 볼까

■현대카드 'RE:ECM' 展

음반 녹음에 쓴 아카이브 자료

초대작가 6팀 사운드 설치作 등

ECM의 철학 시각적으로 표현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리는 ECM 설립 50주년 기념 전시 모습. ECM이 사용했던 초창기 로고 타입을 활용해 레이블의 역사를 숫자로 기록한, 미국 출신 작가 릭 마이어의 인포그래픽 작품이다. /사진제공=현대카드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리는 ECM 설립 50주년 기념 전시 모습. ECM이 사용했던 초창기 로고 타입을 활용해 레이블의 역사를 숫자로 기록한, 미국 출신 작가 릭 마이어의 인포그래픽 작품이다. /사진제공=현대카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키스 자렛, 색소폰 연주자 얀 가바렉, 재즈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 재즈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인 팻 매스니… . 한 시대를 풍미한 이들 뮤지션의 공통점은 음반 레이블 ‘ECM(Editions of Contemporary Music)’을 통해 빛을 봤다는 것이다. 1969년 독일의 음악 프로듀서 만프레드 아이허가 뮌헨을 기반으로 설립한 ECM은 음악계의 거장이 될 이들을 발굴해내며 세계적인 레이블 반열에 올렸다. ECM은 이름 그대로 현대음악을 주로 선보였는데, 재즈와 클래식, 뉴에이지, 월드뮤직 등 동시대를 관통한 장르의 명반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리는 ECM 설립 50주년 기념 전시 모습. 독일 사운드 디자이너 겸 작곡가 마티스 니치케의 작품으로, 1,380시간 동안 끊임없이 이어지는 ECM 음반을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 아래서 들을 수 있다. /사진제공=현대카드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리는 ECM 설립 50주년 기념 전시 모습. 독일 사운드 디자이너 겸 작곡가 마티스 니치케의 작품으로, 1,380시간 동안 끊임없이 이어지는 ECM 음반을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 아래서 들을 수 있다. /사진제공=현대카드


ECM이 올해로 탄생 50주년을 맞았다. 음반사업이 위축되는 가운데 50년간 독립적 레코드 레이블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현대카드는 지난 18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이를 기념한 전시 ‘RE:ECM’을 개최한다. ECM에서 음반을 녹음할 때 실제로 사용한 아카이브 자료와 6팀의 초대작가 작품들로 꾸몄다. 과거에 열렸던 ECM 관련 전시가 주로 앨범커버를 크게 출력해서 벽에 거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음반 작업에 직접 사용된 자료보다는 ECM 내면의 생각이나 철학 등을 표현하는데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초대 작가 6팀은 사운드 설치 작품과 드로잉·인포그래픽·이미지 프로젝트 등을 통해 ECM의 역사와 의미를 재해석한 신작을 선보였다. 특히 음악을 시각화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해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독일 사운드 디자이너 겸 작곡가 마티스 니치케는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과 만프레드 아이허가 레코딩 도중 탁구를 하는 사진에서 받은 영감을 시청각화했다. 니치케는 “프로듀서와 뮤지션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음악을 만드는 모습이나 완성된 음악이 청중을 만나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탁구와 비슷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1,380시간 동안 끊임없이 이어지는 ECM 음반을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 아래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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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리는 ECM 설립 50주년 기념 전시 모습. 영국 작가 샘 윈스턴이 존 케이지의 음반 ‘애즈 잇 이즈‘’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반복해서 듣고 그에 따른 반응을 드로잉으로 기록한 작품이다./사진제공=현대카드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리는 ECM 설립 50주년 기념 전시 모습. 영국 작가 샘 윈스턴이 존 케이지의 음반 ‘애즈 잇 이즈‘’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반복해서 듣고 그에 따른 반응을 드로잉으로 기록한 작품이다./사진제공=현대카드


니치케와 미디어 아티스트 라스 울리히가 창조한 인터렉티브 3D 그래픽 작품은 음악의 내적 흐름을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음악에 내재한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통역했다는 설명이다. 영국 작가 샘 윈스턴은 존 케이지의 음반 ‘애즈 잇 이즈(As It Is)’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반복해서 듣고 그에 따른 반응을 드로잉으로 기록한 작품을 내놓았다. 이밖에 서현석+하상철 작가와 릭 마이어, 크리에이티브 그룹 MMBP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임여진 협력 프로듀서는 “50주년을 맞아 뒤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는 축제 분위기로 전시를 만들고 싶었다”며 “ECM 내면과 철학을 만날 수 있는, 음악의 전부가 전시됐다”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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