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공지능(AI)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윤리적 의무 준수를 엄중 경고한 바 있다. 이같은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해 AI 기술 주도국인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은 연구 개발뿐 아니라 AI 개발과 이용에 대한 사회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윤리 기준 제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헌장 선포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 등 AI 인프라 선도 국가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도 AI 개발자와 소비자가 지켜야 할 원칙을 제시한 ‘인공지능 윤리 헌장’ 이 마련됐다는 데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국인공지능윤리협회는 인공지능 윤리와 안전 이슈에 대한 연구와 교육 등을 위해 지난 3월 '인공지능 윤리' 분야 학계 및 산업계, 언론, 법률계 주요 전문가들이 모여 창립됐다. 협회의 제 3회 이사회와 함께 선포된 금번 윤리 헌장은 ‘선한 인공지능' 추구를 기본 개념으로 인간과 AI와의 관계, 선하고 안전한 AI, AI 개발자(기업) 윤리, AI 소비자 윤리, 인류 공동의 책임 등을 담은 총 5개장 37개조로 구성됐다. 협회 측은 “AI 시대 각 주체들이 지켜야 할 윤리 기준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정리, 기술했으며 AI 개발자 등 실제 산업 현장의 관련 종사자들의 활용 편의를 높여 대중적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윤리교육학과 동문으로 AI 산업 및 학계를 대표해 협회 창립과 운영을 맡고 있는 이청호 회장(세종대 교수)과 전창배 이사장은 “지금까지 기업들이 실제 현장에서 AI 개발시 참고할 만한 윤리적 지침들은 거의 전무 했다”며 “이번 협회의 인공지능 윤리 헌장은 실제적인 지침으로 구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지능 윤리 헌장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정, 업데이트돼야 하기 때문에 본 헌장이 전 세계에 통용되는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와 확산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AI 윤리 헌장 선포에 대해 인공지능 및 로봇 윤리 전문가 서울교대 변순용 교수는 “이번 인공지능 윤리 헌장 발표는 인공지능 윤리 준칙이나 기준이 도입되어야 하는 시대적 필요에 부응하는 결과물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인공지능을 전적으로 인간의 자율적 통제 하에 두려는 점이 잘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공지능의 개념의 의미가 다양하기 때문에 추후 관련자들의 지속적인 논의를 담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공지능윤리협회의 ‘인공지능 윤리 헌장’은 협회 홈페이지에서 전문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전 세계 어떤 개인, 기업, 단체도 출처를 밝힌 후 자유롭게 인용 및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