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창립 20주년, 자신의 55번째 생일이기도 한 9월10일 은퇴했다. 그는 “알리바바가 특정 개인의 능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회사에서 인재에 의존하는 기업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며 은퇴사유를 밝혔다. 마윈은 ‘교사가 가장 위대한 직업’이라고 할 만큼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유니콘 기업을 양성하기 위해 2011년 설립한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유사한 후판(Hupan) 대학을 설립해 청년기업가를 육성하기도 했다. 그동안 마윈은 알리바바의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위해 미리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고 차세대 리더를 키우며 ‘포스트 마윈 시대’를 준비했다. 알리바바 창업 전에 선생님이었던 마윈은 시가총액 4,600억달러(약 550조원)의 거대한 제국 알리바바를 뒤로 하고 교육과 공익사업을 위해 다시 ‘마 선생님’으로 돌아갔다.
4차 산업혁명은 인재 전쟁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은 국내 대기업의 평균임금보다 더 높은 보수를 주면서 인공지능(AI)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보복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기술독립을 위해서도 인재 확보의 중요성은 재차 강조된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세우고 7년간 7조8,000억원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수한 기술인력 확보가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인재 대국인 독일도 오늘날 마이스터 제도가 자리 잡기까지 그 뒤에 700년 이상의 역사가 있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중소기업연구원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31%가 핵심인력의 이직으로 경영상 손해를 봤고, 그 손해금액은 평균 6억6,000만원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핵심인력 퇴사로 대체인력을 키우는 데 1인당 5,30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도 한다. 중소기업에 인재를 끌어들이는 가장 효과적 수단은 연봉과 복지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중진공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장기재직 유도와 자산 형성을 위해 ‘중소기업 인력지원 특별법’에 따라 2014년 8월부터 내일채움공제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 근로자가 재직하면서 사업주와 매월 공동으로 부금을 적립해 5년 뒤 목돈을 수령할 수 있는 제도다.
중소기업은 사업체수 99%, 전체고용 88%를 담당하는 대한민국 경제와 일자리의 근간이다. 중소벤처기업에 우수인력이 유입되고 장기재직할 수 있도록 사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20년 전 18명이 모여 작은 아파트에서 시작한 알리바바의 성공처럼 우수한 인재를 활용한다면 우리 중소벤처기업도 넥스트 유니콘 제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