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와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수억 원에 이르는 돈을 도박에 쓴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31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양 전 대표와 승리를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의견,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고, 미국에서 달러를 빌리고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경찰은 공소시효 시한인 2014년 하반기부터 두 사람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매년 1∼2회꼴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양 전 대표가 도박에 사용한 액수는 수억원 대, 승리는 10억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승리는 라스베이거스 소재의 한 호텔에서만, 양 전 대표는 여러 호텔에서 도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함께 도박하진 않았고, 각자 범행했다고 설명했다. 양 전 대표와 승리는 경찰에서 원정도박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양 전 대표의 지인 3명도 미국에서 도박을 한 사실을 파악하고 상습도박 혐의로 함께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경찰은 수사 초반 이들이 미국에서 달러를 빌리고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환치기’ 방식으로 도박자금을 마련했다고 의심하고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지만, 수사 결과 이같은 혐의는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공소시효 5년 내의 금융계좌 내역과 환전 내역, 미국 법인 회계자료, 미국 재무부에서 받은 관련 자료 등을 분석했지만,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양 전 대표는 출국하며 자신이 가져간 외화나 동행한 지인들을 통해 도박 자금을 마련했고, 승리는 카지노나 호텔 측으로부터 신용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크레딧’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에 YG 회삿돈을 사용했다는 횡령 의혹에 대해 “YG 측 회계 금융자료와 재정 담당자를 조사하고 국세청으로부터 협조를 받아 확인했지만, 횡령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양 전 대표는 외국인 재력가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도 수사를 받았으나 경찰은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보고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