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로터리] ‘3의 법칙’과 균형인사

황서종 인사혁신처장




서울 시내 한 횡단보도 중간에서 한 사람이 하늘을 보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지나던 길을 간다. 이번에는 두 사람이 하늘을 보고 있다. 이번에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러다 세 사람으로 늘어나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 하늘을 올려다보기 시작한다.

이 사례는 몇 해 전 EBS에서 실험한 내용을 방송을 통해 소개한 것이지만 우리 일상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현상이다. 2005년 10월 서울 지하철 천호역에서 한 노인이 지하철과 플랫폼 사이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본 한 사람이 “지하철을 밀어”라고 소리치자 옆에 있던 한 사람이 지하철에 손을 대고 또 다른 사람이 지하철을 밀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다 같이 지하철을 밀고 노인을 구했다. 수십명이 수십톤에 달하는 지하철을 밀어낸 것이다.

한두명의 행동은 주위 시선을 끌지 못한다. 하지만 셋이 되면 집단을 형성하고 집단의 행동은 다른 사람도 그 집단과 같은 행동을 하게 만든다. 1은 단수로 개인으로 느끼고, 2는 가장 적은 복수인 개인들로 여겨지지만 ‘3’은 최소한의 집단인 사회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심리학에서 얘기하는 ‘3의 법칙(The rule of three)’이다.


‘함께 일한다’는 의미의 그리스어인 수너고스(sunergos)에서 파생된 시너지(synergy) 효과도 둘보다는 셋 이상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그럼 ‘3’의 법칙과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정부정책을 수립한다면 그 효과는 어떨까. 그야말로 상승(相乘)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것이다.



인사혁신처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9월 중앙부처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이 함께하는 범정부 균형인사 추진계획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공공 부문 ‘3’개 영역을 함께함으로써 우리 사회 전반으로 균형인사를 확산하기 위함이다.

균형인사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고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아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하고 보다 생산적 사회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이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면 우리 사회의 균형인사에 대한 인식이 올라가고 민간 부문까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포용국가로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균형인사는 더불어 잘사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대적 흐름이다.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이 함께하는 범정부 균형인사가 민간 부문까지 빠르게 확산해 우리 사회의 당연한 가치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을 기대해본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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