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왜 이렇게 늘었지?...中企대출서 답 찾는 은행

■가계대출 막힌 은행의 선택

5대銀 신예대율 적용 앞두고

전월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

안심전환대출 효과에 주담대↑

가계대출 관리도 강화할 듯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0월 중소기업 대출이 전달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 4조원 이상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최대치다. 부동산 규제와 신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적용 등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에 은행이 적극적으로 반응한 결과다. ‘중기대출’이 내년 은행권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10월 중기대출 증가 규모는 전달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조8,63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 잔액이 4,173억원 증가한 데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기대출이 은행 전체의 기업대출 증가를 견인하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일부 은행이 자영업자(SOHO)대출은 취합하지 않아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중기대출 잔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내년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내리는 이른바 신예대율 적용에 기민하게 반응했다.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의 부담이 가벼워졌고, 우량 차주를 확보해야 해는 은행 입장에서도 안정성·수익성 측면에서 중기대출에 집중했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6월 1조9,437억원 증가한 중기대출 규모는 7월 이후 내리 2조원대 증가폭을 기록한 데 이어 10월 4조원대로 두 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올해 10월까지 25조원이 늘어 전체 중기대출은 441조8,995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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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주춤했던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증가하면서 은행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10월 말 현재 주담대 잔액은 433조2,888억원으로 전달보다 3조835억원 늘었다. 8월 3조3,036억원에서 9월 2조665억원으로 주춤했던 증가세가 다시 회복된 상황이다. 한 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주담대 증가폭에 각별한 신경을 써왔지만 한 차례 다시 단행된 금리 인하와 안심전환대출 효과로 주담대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즉 혜택을 보기 어려운 안심전환대출 대신에 보금자리론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전체 주담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일시적이지만 주담대 증가에 은행의 가계대출 옥죄기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최근 대기업은 여신 수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자금을 제도권 은행에서 조달해야 하는 중기와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은행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중기대출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절박함에서 은행마다 내년 경영전략 최우선 과제는 중기대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시중은행들은 악화하는 순이자마진(NIM)을 방어하기 위해 중기대출을 늘려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송종호·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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