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전문점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국에서 7만1,000여곳이 영업 중인데 작년 한 해에만 1만4,000여곳이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가구들이 매달 1만5,000원 이상을 쓸 정도로 커피 소비가 늘면서 창업도 이어지고 있지만, 동시에 폐업도 늘면서 지난해에만 9,000여개의 커피 전문점이 문을 닫았다. 이 가운데 절반은 채 3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접은 것으로 조사됐다. 10곳 중 1곳은 적자로 운영되고 있고, 단기간 폐업도 느는 추세다.
KB금융(105560)지주 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커피 전문점 현황과 시장 여건’ 분석 보고서를 6일 발표했다. 치킨집, 노래방에 이어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 시리즈 세 번째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전국에 영업 중인 커피 전문점은 약 7만1,000개에 이른다. 커피 전문점 수는 2011∼2016년 해마다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2017년 증가세가 조금 둔화했지만 여전히 8% 안팎의 증가율을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에 1만5,000개, 서울 1만4,000개가 몰려 있었다. 10곳 중 4곳(41.2%)이 수도권에 자리한 셈이다.
2009년 3,000개를 넘지 않았던 커피 전문점 창업은 지난해 1만4,000개까지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폐업도 약 4,000개에서 9,000개 수준으로 증가했다. 창업률은 2014년 26.9%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22.0%까지 하락했으며, 폐업률은 같은 기간 11.0%에서 14.1%로 상승했다. 동시에 창업 후 단기간에 폐업하는 매장이 늘면서 지난해 전체 폐업 매장의 52.6%는 영업 기간이 3년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커피 전문점들의 총 매출은 2016년 7조1,000억여원에서 2017년 7조9,000억원으로 10.1% 늘었지만, 매장수와 영업비용이 증가하면서 업체당 영업이익은 1,180만원에서 1,050만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액 보다 영업비용이 커 적자로 운영 중인 커피 전문점은 전체 매장의 11.0%였다. 이는 음식점(4.8%)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고용원 없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매장의 비중은 음식점(12.5%)보다 높은 22.6%였다. 영업시간은 상대적으로 길었다. ‘12시간 이상’인 곳의 비중은 40.6%로, 음식점(23.2%)보다 많았다. ‘10∼12시간’은 33.7%, ‘10시간 미만’은 25.7%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총 1만5,000개로 한식(1만8,000개), 치킨(1만7,000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직영점만 운영하는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은 제외한 수치다.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 신규 개점은 2015년 3,227개를 기록한 이후 매년 2,700∼3,000개 사이에 머물고 있다. 반면 폐점은 같은 기간 1,082개에서 1,705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브랜드별로는 이디야가 2,399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투썸플레이스(1,001개), 요거프레소(705개), 커피에 반하다(589개), 빽다방(571개) 순이었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커피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면서도 경쟁 심화는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커피 전문점은 브랜드보다 맛과 접근성, 가격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 소형·비 프랜차이즈 매장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업종”이라면서도 “매장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고, 같은 상권이라도 매장별로 매출에 차이가 커 창업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통계청 등 정부 기관과 민간조사기관이 제공하는 데이터와 KB 부동산 ‘리브온’ 상권분석 서비스를 활용했다. 커피 전문점은 지방행정 인허가 자료 중 업태가 ‘다방’, ‘카페’, ‘커피숍’으로 분류된 매장을 기준으로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