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엑스(X) 101’ 투표조작 의혹을 받는 엠넷(Mnet) 소속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경찰에 구속됐다.
법원이 범죄혐의가 상당부분 소명된다고 인정하며 제작진을 구속함으로써 ‘국민 프로듀서’ 신드롬을 낳았던 엠넷표 오디션 프로그램의 역사는 ‘국민 프로듀서’에 대한 배신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 관련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부장판사는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에 대해 “범죄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을 발부했다.
투표 조작 의혹에 함께 연루된 다른 제작진 1명과 연예기획사 관계자 1명은 주거나 가족관계, 범행경위, 피해자의 지위와 관여 정도 등을 고려한 결과 구속 사유와 필요성,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안준영 PD 등 제작진은 ‘프로듀스 101’ 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사기 등)을 받고 있다. 국민 프로듀서들이 참여해 만들어 낸 아이오아이(I.O.I), 워너원(Wanna One), 아이즈원(IZ*ONE), 엑스원(X1) 멤버 선정 과정 모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제작사인 CJ ENM과 연예기획사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와 관련자들을 조사한 결과 제작진과 특정 기획사가 순위 조작에 공모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이들 사이에서 유흥업소 접대 등 대가가 오간 정황도 있다고 보고 제작진에 배임수재 혐의도 함께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영장심사가 진행되던 이날 오전부터 CJ ENM과 기획사 1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해 PC 저장자료 등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김용범 CP는 2002년부터 엠넷 PD로 활동해 2009년 ‘슈퍼스타K’ 시즌1의 대박을 이끌며 주목받았다. 매해 메가히트를 기록한 ‘슈퍼스타K’ 시리즈 외에도 ‘댄싱9’, ‘칠전팔기 구해라’, ‘골든탬버린’ 등의 책임프로듀서로 활동했다.
안준영 PD는 김용범 CP가 연출한 ‘슈퍼스타K’ 시즌2를 시작으로 메인 PD로 활동해왔다. 특히 2016년부터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통해 또한번의 메가히트를 기록했다. 특히 시청자 투표 시스템에 ‘국민 프로듀서’라는 명칭을 붙여 아이오아이(I.O.I), 워너원(Wanna One), 아이즈원(IZ*ONE) 등의 폭발적인 인기를 본인 손으로 만들어냈다.
그러나 안준영 PD는 연출하는 프로그램마다 방송분량 배분과 악의적인 스토리텔링 등이 ‘악마의 편집’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나 철저한 흥행 위주 선택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투표 조작 혐의로 구속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악마의 편집’은 말이 아닌 실제가 됐다.
한편 ‘프로듀스101 방송 조작 의혹’은 지난 7월 시즌4인 ‘프로듀스 엑스(X) 101’ 마지막 생방송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 유력한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데뷔조가 만들어지면서 제기됐다. 특히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모두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네티즌의 강한 비판이 쏟아졌고, 논란이 커지자 엠넷 측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