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비행기 결함·검찰 수사·자금력...아시아나 새 주인찾기 막판 변수로

[내일 매각 본입찰 D-1...유력후보 발목 잡는 악재는]

애경, 계열사 제주항공 회항사건

항공안전 도마...국토부 조사 주목

현대산업개발, 하도급 분쟁 얽혀

정성적 평가서 감점 불가피할듯

KCGI는 자금력·경쟁력 SI에 의존

재무건전성 부담 커 최약체 분류

아시아나 우발채무·담합조사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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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020560)은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최근 항공업계가 사상 최악의 실적으로 재편 작업이 예상되며 대형항공사(FSC)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인수자의 역량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수년 간 겪고 있는 재정난을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항공업계 구조조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는 후보들이 잇따른 악재에 휩싸이며 아시아나 매각이 예정대로 마무리 될 수 있을 지 우려된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오는 7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매각 측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다음 달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연내 딜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애경그룹컨소시엄은 예상치 못했던 항공안전 이슈가 변수가 되고 있다.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은 지난달 25일 김해에서 김포로 가던 항공기가 이륙 9분 만에 이상 신호를 감지해 김해공항으로 돌아왔다. 제주항공 측은 자동조종 스위치 오류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조사가 진행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엄격하고 정밀한 조사를 하고 있다”며 “조사 후 항공법에 따라 과징금 등 제재 결과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안전문제와 관련해 국토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애경그룹이 인수 조건에서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된다 해도 국토부의 조사결과가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항공사의 기업결합 승인 시 항공업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안전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수년 간 지속된 재정적자로 인해 안전 부문에 대한 투자가 장기간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근 비행기 화재, 결함에 따른 지연 등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인수자가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투자해 안전성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유력 후보자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정부의 고발로 진행 중인 검찰 수사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현대산업개발이 하도급 업체에 선급금과 하도급 대금을 늦게 지급하고 지연 이자를 주지 않은 등 위반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은 본입찰에 참여할 경우 정성적 평가 요인에서 감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가장 약체로 분류되는 KCGI는 손을 잡은 전략적 투자자(SI)의 자금력, 경쟁력 등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은 최대주주 변경 시 국토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국토부는 현행법상 결격 사유가 없는지 판단한다”며 “항공업계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재무건전성을 가진 후보가 아시아나를 인수해야 업계 재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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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후보들의 문제뿐 아니라 실사 과정에서 드러난 우발채무도 골치거리다. 올 상반기 사업보고서에선 4조원 리스부채 중 1조원에 ‘크로스 디폴트 조항’이 포함된 악성부채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실사 과정에서 적격 예비인수후보들이 리스부채의 계약서 원본을 요구했던 것도 이 때문. 금호산업 측은 영업비밀이라며 이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기내식 대란’ 소동에 가려져 있던 우발채무도 막대하다. 독일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와 합작한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의 계약을 파기한 뒤 중국 하이난그룹과 합작한 게이트고메코리아(GGK)와 새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치러야 하는 비용이 고스란히 새 주인에게 돌아가는 것. 우선 LSG 측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질 경우 치러야 하는 금액이 최대 282억원. 합작사 지분 80%를 보유한 루프트한자가 풋옵션(Put Option·시장가격에 관계없이 주식을 특정시점·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경우 수백억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 새 계약을 맺은 GGK도 아시아나항공에 137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계약이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라고 판단한 데 따른 과징금도 내야 한다.

유럽연합(EU)이 조사하고 있는 화물운송 담합 건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KLM 등 11개 항공사와 함께 유류할증료를 담합한 혐의로 EU 집행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담합으로 결정이 날 경우 수백 억원의 과징금이 추가된다. 본입찰 이후 주식매매계약(SPA)을 준비하는 인수후보들이 이 같은 우발채무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진술보증 조항을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시진·김상훈기자 see1205@sedaily.com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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