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방송된 ‘KBS의 청년일자리프로젝트 사장님이 美쳤어요’. 우수 중소기업을 소개해 구인난과 구직난을 해결하려는 프로그램이다. 눈길을 끈 장면은 이날 출연자였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취업준비생’이 된 것이다.
박영선 ‘취준생’은 10명의 중소기업 사장과 마주하고 앉았다. 첫 질문자로 나선 한 사장은 “본인이 싫어하는 상사와 같이 일할 경우 어떻게 대처하겠는가”라고 물었다. 박 장관은 “굉장히 힘든 질문”이라며 “젋었을 때는 싫다고 했겠지만, 지금은 상사와 자주 대화하고 싫어하는 부분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사장은 “상사가 본인(박 장관)이 싫어하는 것을 안다”고 재차 물었다. 박 장관은 “(마음을) 두드려야 한다”며 “공통점을 무엇인지 찾아가야 한다”고 답했다. 두 번째 면접관은 “긴장을 좀 풀어야 할 것 같다”는 농담으로 질문을 시작했다. 그는 “경력으로 왔는데 전 직장(중기부)에서 성과에 만족하느냐”고 물었다. 박 장관은 “100% 만족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했고, 스스로 만족하는 결과에 순응한다”고 답했다. 다른 사장은 “첫인상이 중요한데 지원조건이 되는 것 같냐”고 웃으며 물었다. 압박질문에 박 장관이 “첫인상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맞받아쳤다.
스펙이 좋은데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이유를 물은 장면이 인상적이다. 중소기업 취준생이라면, 면접이나 주위 사람에게 한 번쯤 들었을 질문이다. 박 장관은 “가능성이 중요하다”며 “대기업은 이미 완성한 게 많아 내가 헌신할 부분이 적다. 중소기업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원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사장은 “회사 다니던 중 로또복권 당첨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묻자, 박 장관은 “로또복권에 당첨되더라도 하는 일을 꾸준히 하겠다”며 “노력없는 성공은 쉽게 도망간다”고 했다.
박 장관의 답변을 듣고 합격을 준 사장은 6명이다. 나머지 4명은 불합격을 줬다. 탈락을 결정한 이 사장은 “인성은 만점이지만, 정형화된 답변이었고 개성이 부족했다”고 말해 방청객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물론 ‘직원이 아니라 동업을 하고 싶다’ ‘입사를 하면 내 자리(사장)자리가 위태롭다’고 말한 사장들까지 포함하면, 박 장관은 무난하게 취업했다.
하지만 취업 현실은 다르다. 최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업준비생 927명을 대상으로 목표기업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했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1위가 됐을 것이란 선입견을 깨는 결과가 나왔다. 공기업은 20%로 2위, 대기업은 19%로 3위였다. 1위는 취업만 된다면 어디든 가겠다(29%)였다. 4선 의원이자 저격수란 별칭을 얻은 박 장관도 사장들의 질문 중간중간 당황하거나 난처해하는 표정이 읽혔다. 박 장관은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