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더 뜨거워진 '中광군제'...16시간만에 35조 돌파

첫 1시간 거래 작년보다 32%↑

마윈 이후에도 알리바바 건재

올림픽 티켓 등 100만개 판매

대박 브랜드 84개 중 韓은 3곳




11일(현지시간) 새벽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의 알리바바 본사에 마련된 특설무대. 모든 관심은 무대를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의 숫자판에 집중됐다. 0시1분36초에 거래액이 100억위안을 넘어서자 환호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에는 같은 금액이 거래되는 데 2분5초가 걸렸다. 29초 빨라진 것이다.

숫자판이 도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12분49초 만에 500억위안, 이어 1시간3분59초 만에 1,000억위안을 각각 돌파했다. 오전8시 거래액이 1,503억위안을 기록하면서 지난 2016년 하루 전체 거래액(1,207억위안)을 훌쩍 넘어섰다. 이날 오후4시31분에는 지난해 같은 날 전체 거래액인 2,135억위안(약 35조4,700억원)도 달성했다. 보통 첫 1시간 만에 하루 전체의 절반 정도가 거래되는데 올해는 911억위안(약 15조1,5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시간 대비 32% 늘어났다.


올해 알리바바의 광군제 쇼핑축제에서는 20만개의 브랜드가 참여한 가운데 100만개 이상의 새 상품을 판매했다. 랑콤·입생로랑 등 215개의 해외 유명 브랜드는 광군제를 테마로 한 스페셜 에디션 제품을 따로 출시하기도 했다. 이날 팔린 할인상품은 화장품·의류·가구·장난감 등 일반적인 소비상품에서부터 상하이디즈니랜드 입장권, 도쿄올림픽 티켓이 포함된 고가의 일본 여행 패키지 상품까지 다양했다.

기술혁신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알리바바 플랫폼에서는 마치 홈쇼핑 채널처럼 판매자 수만명이 동영상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팔았다. 에스티로더 등 화장품 브랜드의 온라인 매장에서는 증강현실(AR) 기능이 도입돼 소비자들은 자신의 얼굴 사진 위에 립스틱 등 제품을 실제로 발라보는 것 같은 효과를 체험할 수 있었다.


알리바바의 한 관계자는 “끊어지는 현상 없는 최적화된 시청환경을 위해 비디오와 오디오 스트리밍용 통신기술을 새로 개발했다”며 “이 기술로 실시간 대화 품질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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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는 2009년부터 광군제 쇼핑축제를 시작했다. 원래 중국에서 11월11일은 연인이 없는 싱글의 날이라는 뜻의 ‘광군제(光棍節)’로 불렸는데 알리바바가 이날을 쇼핑축제일로 새롭게 탄생시킨 것이다. 첫해 5,000만위안(약 82억8,000만원)이던 거래액은 10년 만인 지난해 4,000배나 많은 2,135억위안으로 폭증했다.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과 핀둬둬·쑤닝은 물론 백화점·슈퍼마켓·할인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도 매년 11월11일 할인대전의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면 광군제 쇼핑축제는 이제 알리바바 차원이 아니라 전 중국 차원의 소비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 광군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알리바바 내부로는 올해 9월 마윈의 뒤를 이어 장융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은 후 처음 여는 광군제라는 점에서 그의 능력에 시선이 쏠렸다. 장 회장이 처음 광군제 쇼핑축제를 기획한 사람이기 하지만 ‘포스트 마윈 시대’에 그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된 셈이다.

중국 전체로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으로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는 가운데 알리바바의 광군제 거래실적은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 활력의 척도로 주목받고 있다. 2018년 알리바바의 광군제 거래액은 전년 대비 26.9% 증가했지만 2017년 증가율(39.3%)보다는 10%포인트 이상 둔화한 바 있다. 알리바바가 광군제 행사를 시작한 후 거래액 증가율이 지난해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알리바바는 올해 거래 목표액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이후 주춤했던 한국 상품 판매도 회복세다. 이날 0시부터 오전1시 사이 중국 안팎의 84개 브랜드가 1억위안 이상의 매출을 올렸는데 여기에 삼성전자, LG생활건강의 화장품 ‘후’, 휠라 등 한국 브랜드 3개가 포함됐다. 첫 한 시간 동안 해외 직접구매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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