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아베 만난 밀리 美 합참의장 "지소미아 종료전 해결 원해"

美, 중재보다 韓 압박에 무게

미군 수뇌부 13일부터 속속 방한

한미 군사위·안보협의회서도

'지소미아 연장' 거론 가능성 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2일 도쿄 관저에서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아베 총리와 미국 합참의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와 미사일 발사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뉴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2일 도쿄 관저에서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아베 총리와 미국 합참의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와 미사일 발사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뉴스



일본을 방문 중인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1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밀리 합참의장은 일본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만난 뒤 한일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논의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조금”이라고 답하며 “(지소미아 문제가) 거기(한국)에서도 협의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소미아가) 종료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서 ‘지소미아 연장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인지’를 묻자 “(해결을) 모색하겠다. 지켜보자”고 답했다.


밀리 합참의장의 이날 발언을 비롯해 지소미아 연장을 위한 미국의 압박이 다각도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한일 간 갈등에서 중재에 나서기보다 한국에 대한 압력만 행사한다는 반발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미군 수뇌부는 14일과 15일 각각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안보협의회(SCM)를 전후해 이를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MCM과 SCM는 연합방위태세 점검,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방안과 정책 공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한미군기지 이전 및 반환 등의 군사 현안을 다뤄왔으나 올해는 지소미아가 핵심 논제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밀리 합참의장이 한미일 합참의장 화상회의를 통해 3국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소미아를 거론할 가능성도 높다.


지소미아는 두 회의의 공식 의제로는 잡혀 있지는 않지만 안보협력을 논의하면서 자연스럽게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3일 0시 효력 상실을 앞두고 미군 수뇌부가 서울에 결집한다는 사실 자체가 관심을 끈다. 14일 열리는 MCM 참석을 위해 밀리 합참의장과 그를 보좌하는 합참 주요 직위자,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등이 13일 서울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개최되는 SCM에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하이노 클링크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 랜들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 브라이언 펜턴 국방장관 선임군사보좌관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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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측은 연이틀 회의를 통해 지소미아 연장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밀리 합참의장은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필수적”이라며 “한미일은 함께일 때, 어깨를 나란히 할 때 더 강력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내 여론전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지소미아 종료는 북한과 중국에만 좋은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지난 7월 단행한 수출규제를 철회하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수출규제와 지소미아는 별개의 문제라며 응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우리 정부는 공산권 수출규제에 믿을 수 없는 일본과의 안보협력이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연장을 끈질기게 종용하고 있다.

청와대와 국방부 일각에서 거세지는 미국의 압력에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일본의 대응조치 없는 한국의 일방적 양보일 경우 거센 국민적 저항이 우려된다.

이번 MCM과 SCM 회의에서 미군 수뇌부는 지소미아뿐 아니라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요구 수준을 높일 것으로도 예상된다. 군의 한 소식통은 “방위비와 관련해서는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쪽 인사들이 주로 거론해왔는데 최근 합참의장까지 나서서 미군의 필요성과 그 주둔비용을 언급한 것은 (방위비 증액과 관련한) 전선을 크게 확장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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