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투자의 창] 美반도체 호실적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1팀장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1팀장


지난달 25일 반도체의 큰형 격인 인텔이 올 3·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92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회사 측이 3개월 전에 제시한 가이던스를 12억달러나 초과하며 역대 최고의 판매액을 올렸다. 4·4분기에 대해서도 희망찬 전망을 제시했다. 2019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695억달러에서 710억달러로 15억달러나 상향 조정한 것이다. 3·4분기에 12억달러가 늘어났으니 4·4분기에도 기존 대비 3억달러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인텔 최고경영자(CEO)인 밥 스완은 CNBC에 출연해 특정 부문이 아닌 전 부문에 걸친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감지되고 있다(Really good momentum across the board)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환호보다 우려 섞인 반응이 나왔다. 인텔은 콘퍼런스콜에서 3·4분기 매출 서프라이즈 12억달러 중 2억달러 정도가 오는 12월로 예정된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일부 ‘선주문 효과’의 영향이었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선제 주문에 따른 영향이 인텔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주장하면서 하반기 매출 상승이 오히려 내년 상반기에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인텔을 포함한 일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서프라이즈를 마냥 좋게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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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돌려 상반기로 가보자. 2019년 상반기는 화웨이 제재로 인한 거래 중단 가능성이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산업의 최대 불안 요인이었다. 당시에도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제재에 대비해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의 재고를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축적해놓았기 때문에 하반기 IT 부품 수요가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볼 때 실질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중국 IT 기업들의 선제적인 재고 축적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는 기업도 분명 있을 것이다. 만약 애널리스트가 이들 기업으로부터 업계 동향 정보를 얻게 되면 당연히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험상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선제적 주문이나 재고일수에 따른 효과는 상당 부분 부풀려져 얘기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인텔의 실적 발표 이틀 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도 실적을 발표했다. TI는 자동차 및 산업용 반도체의 수요가 좋지 않다며 인텔과 달리 4·4분기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전통의 반도체 강자인 TI의 경고는 무시할 수 없는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TI의 제품 라인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G(5세대) 등 메인스트림 시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어느 곳의 전망이 맞을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게 될 것이다. 매크로도, 상황도, 지정학적 불안 요인도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가속화하고 있는 5G 투자는 결국 더 많은 데이터 프로세싱 수요를 수반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해 보인다. 반도체 업체로서는 다소 노쇠한 이미지의 TI보다는 시장의 메인스트림이라 할 수 있는 인텔의 전망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1팀장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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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부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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