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터키의 러시아 미사일 도입 철회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미 터키에 도입 반대 의사를 밝혀온 만큼 이번 회담이 빈손으로 끝날 경우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터키의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블룸버그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워싱턴DC에서 13일 개최되는 미국·터키 정상회담에서 터키의 러시아 미사일 도입이 최우선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도입 철회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0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터키가 러시아 미사일 S-400을 폐기하지 않으면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S-400을 가동할 경우 이 미사일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나토의 민감한 군사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미국은 최신예 스텔스기 ‘F-35’의 기밀정보도 러시아에 넘어갈 수 있다며 터키 판매를 금지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 미사일을 도입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파레틴 알툰 터키 대통령실 공보국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S-400이 장기적 관점에서 터키의 국가안보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터키는 2013년 기술이전까지 요구했다는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패트리엇 미사일을 구매하지 못하게 되자 러시아로 눈을 돌렸다. 2017년부터 S-400 도입을 추진한 터키는 올해 7월 미사일 시스템 일부를 인수했으며 내년 4월 운용을 개시할 계획이다.
미국과 터키 정상 간 만남이 ‘빈손 회담’에 그칠 경우 양국의 전통적 우방 관계가 급속도로 냉랭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국방력 강화에 대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로 미국과 터키가 오랜 기간 이어온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