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올들어 3·4분기까지 연구개발(R&D)에 15조원이 넘는 금액을 쏟아 부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삼성전자의 연구개발비가 올 연말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3·4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들어 지난 3·4분기 까지 연구개발에 15조2,737억원을 투자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조3,427억원 대비 투자액이 2조원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자동차용 전장부품, 초미세 공정기반 반도체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AI 서비스인 ‘빅스비’를 통해 애플, 아마존, 구글 등과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제조 등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부문은 바다 운영체제(OS)의 실패 등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부문 강화를 위해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미국 뉴욕 등에 AI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며 관련 포럼 등을 위해 ‘빅스비 생태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80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하만카돈을 바탕으로 전장 부문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인 ‘엑시노스오토’를 공개하는 등 전장 부문 수익 창출을 위한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중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네덜란드의 NXP 등 차량용 반도체 업체 추가 인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3·4분기 기준 105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중이다.
삼성전자는 또 5G 장비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연구개발에도 적극적이다. 5G 부문은 중국의 화웨이가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미국의 무역제재로 예전만큼 성과를 내기 힘들다. 삼성 특유의 공격적 연구개발 투자로 화웨이는 물론 스웨덴의 에릭슨 이상의 기술력 보유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5G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참여를 저울질 하는 등 해외 매출원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서도 채용 인력을 늘리며 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 3·4분기 삼성전자 직원수는 역대 최대인 10만 5,767명으로 전년 동기(10만3,023명) 대비 3,000명 가량 늘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직원수 10만명을 넘어선 이래 매 분기 마다 직원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투자로 국내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으며 AI, 5G, 전장용 반도체 등 미래 신사업 관련한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