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팩트 체크] 명예사단장 논란...사실은?

과도한 의전, 규칙 위반은 사실

사상 초유는 아냐...2013년부터

최소한 5명, '오누이 사단장'도

'이전엔 훨씬 심했다' 증언도

위문 위축 우려속 투명화 전기

때 아닌 명예사단장 논란이 일고 있다.

육군 제 30기계화보병사단이 SM그룹 우오현 회장을 명예사단장으로 위촉하고 열병식 등 과도한 의장 행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사상 처음 일어났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과연 그럴까. 사실 여부 확인(fact check)에 나선 결과, 반은 사실이고 반은 과장이다. 확인된 사실은 두 가지. 지난 12일 우 회장이 육군 전투복과 별 두 개가 달린 베레모를 착용하고 열병식을 가졌다고 보도됐는데 맞다.<사진(국방일보 홈페이지 캡처) 참고> 두 번째, 명예 사단장 위촉 1주년 행사의 일환이었다는 점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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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을 명예 사단장에 위촉했다는 사실 자체는 엄연한 규칙 위반이다. 국방부가 정한 ‘민간인의 명예군인 위촉 훈령’에 따르면 명예군인의 계급은 하사부터 대령까지다. 명예 군인 중에서도 장교는 국방부 장관이 위촉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우 회장과 해당 부대는 이마저 위반했다.


다만 ‘창군 이래 처음’은 아니다. 확인된 명예사단장만 우 회장을 포함해 5명. 중소기업 대표와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지난 2013년(9사단), 2018년(9·15·30사단)에서 별을 달았다. 일부는 별이 달린 전투복 야전 상의도 지급 받았다. 특이한 인물은 우 회장의 친 동생인 우현의 한미동맹친선협회 회장. 올해 1월 1사단의 명예사단장에 이름을 올렸다. ‘명예’가 붙었지만 사상 초유의 오누이 사단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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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이보다 훨씬 많았다는 증언도 있다. 2012년 예편한 예비역 육군 중령 K씨는 “위관 장교로 근무하던 시절, 우리 부대는 물론 동기들의 부대에도 명예사단장이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TV나 세탁기 등 기증품이 많아 부대에서도 반겼다”고 말했다. 그의 기억처럼 명예사단장의 대부분은 군에 대한 애정이 커 대부분 활발한 위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명예사단장 자체가 새로운 것도 아닌데 이번에는 왜 문제가 됐을까. 무엇보다 의전이 과했다. 열병행사에 동원된 차량은 에쿠스 구형 오픈카. 일선 부대에는 아예 없고 국방부에 4대 뿐인 차량을 빌릴 만큼 과도한 의전을 베풀었다. 우 회장의 SM 그룹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의 동생이 근무한다는 점도 기사가 확산된 요인으로 보인다. 우 회장은 국내에서는 잘 알려졌으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받을 만큼 미국내 인맥으로도 유명하다.

K 예비역 중령은 “명예사단장을 위촉하는 행위는 규정 위반이지만 이번 일로 위문 자체가 위축받아서는 안될 것”이라며 “관련 규정을 정비, 투명한 제도 아래 군에 대한 애정과 지원을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 감형권을 남발하는 지휘관도 있었다”며 “지휘관의 작전과 관계없는 과도한 권한의 분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육군은 ‘명예 사단장’ 논란에 대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 해당 부대에 대한 육본 차원의 조사에 들어갔다. 육군은 “국민께 송구하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법령 및 규정 위반사항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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