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지소미아 원칙론만 고집해서는 안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기한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일 양국이 기존의 자세를 바꾸지 않는 한 지소미아는 23일 0시를 기해 효력을 잃는다. 현재까지 양국의 입장은 확고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를 예방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에게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일본과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을 비롯해 미 외교·안보 라인이 총출동해 지소미아 연장을 요구한 데 대해 다시 한번 원칙론을 고수한 것이다. 일본도 물러설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한국이 지소미아 연장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수출규제 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기로 최종 방침을 정하고 이를 미국에 통보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요구와 관련한 대응방침을 논의한 회의에서 ‘수출규제와 지소미아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지소미아는 북한의 미사일이나 잠수함 정보를 일본과 실시간으로 공유해 북한 도발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일 양국의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대신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티사)을 활용한다고 했지만 이는 미국을 거쳐야 돼 신속성이 떨어진다. 분초를 다퉈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서 한가하게 한 다리를 건너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소미아는 더 나아가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을 뒷받침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안보 이익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이렇게 한미일 3국에 모두 필요한 지소미아가 아무런 대책 없이 종료된다면 이는 말 그대로 중국과 북한을 이롭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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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한미일 공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치킨 게임만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은 종료 기한 전까지 터놓고 대화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굳이 종료 기한에 얽매일 것도 아니다.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잠정적으로 종료일을 연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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