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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KPI서 ‘비이자이익’ 폐지...“고객 중심으로”

우리은행 2020년도 영업점 KPI 혁신안 발표

평가지표 24개→10개...영업점 자율성 보장

KPI 목표 반기→연간, 단기실적 연연 않도록




우리은행이 내년 영업점 성과 평가에서 고객 관련 지표의 비중을 대폭 늘리고 비이자이익 지표는 없애기로 했다. 지점별 특성에 맞는 자율적인 영업을 보장하기 위해 현행 24개에 달하는 평가지표는 10개로 확 줄인다. 대규모 원금손실 논란을 불러온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삼아 외형 실적 위주의 영업·평가체계를 고객 중심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의지에서다.

우리은행은 18일 손태승 우리은행장 주재로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를 열고 2020년도 경영목표를 ‘신뢰·혁신·효율’로 설정하고 영업점 성과평가제도(KPI)를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KPI는 은행이 직원들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만드는 일종의 채점표다. 은행의 영업 목표·전략 등에 따라 항목과 배점·비중 등이 구성된다.

내년도 우리은행 KPI 개편안의 핵심은 4가지다. 우선 기존 24개 평가지표를 10개로 대폭 축소한다. 영업점마다 환경이 다른 만큼 특성에 맞는 자율 영업이 가능하도록 평가체계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손 행장은 “상품별로 본점에서 영업점에 목표를 배분하고 실적을 독려하기보다는 고객과 영업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본부 부서 간 경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라”고 주문했다.


고객 수익률, 사후 관리 등 고객 관련 지표의 배점은 크게 확대된다. 영업점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수익률 관리까지 잘 하고 있는지, 또 수익률이 낮으면 상품 포트폴리오를 바꾸도록 제안하는 노력을 했는지 등을 따져보겠다는 얘기다. 구체적인 배점 조정은 다음달께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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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비중이 큰 수익성 지표 가운데 비이자이익 지표는 아예 폐지한다. 이에 따라 DLF와 같은 고위험 자산관리 상품의 수수료 수입이 포함된 비이자이익 판매 성과는 평가에서 제외된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KPI에서 비이자이익이 배점이 총 100점 가운데 27점으로 전체의 3분의1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고위험 상품 판매 과당경쟁이 DLF 사태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대신 수익성 지표는 은행 영업수익에서 점포 임대료와 직원 급여와 같은 직·간접비용을 뺀 조정 위험조정이익(RAR)으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KPI 목표 달성 기간은 현행 반기에서 연간 기준으로 늘어난다. 단기 실적에 연연하기보다는 보다 긴 호흡에서 꾸준히 고객 기반을 넓히는 직원이 더 높은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우리은행은 이번 KPI 개편에 대해 “고객 신뢰를 조기에 회복하고 기존의 외형 위주 영업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고객 중심, 내실 위주 영업으로 은행의 체질을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며 ”독일 DLF 사태를 거치면서 일어난 자성의 목소리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고객 자산관리 부문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한다. 기존 WM그룹과 연금신탁으로 나누어진 자산관리 조직을 ‘자산관리그룹’으로 일원화하고 자산관리 상품의 리스크관리 기능 강화를 위해 상품과 마케팅 조직은 분리하기로 했다.

손 행장은 “모두가 공감은 하지만 실행에 주저했던 과제들을 지금 바꾸지 않으면 혁신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변화와 혁신의 주인공이 되자”고 강조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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