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에서 갈치잡이 어선에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19일 오전 7시5분께 제주해양경찰서에 제주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통영 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톤·승선원 12명)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수색과 구조에 나선 해경은 이날 오전 10시21분께 사고 선박에서 남쪽으로 7.4㎞ 떨어진 해상에서 선원 1명을 구조해 제주 시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 판정이 나왔다.
이 선원은 김모(60·경남 사천)씨로 확인됐으며 김씨는 심한 화상을 입어 지문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부터 의식과 호흡이 없었으며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었다고 해경은 전했다. 나머지 승선원 11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사고 해역 수온은 19∼20도로, 해경은 해상 실종자 생존가능 시간을 24시간으로 보고 있다.
해경 조사 결과 출항신고서에 기재된 승선원은 한국인 6명, 베트남인 6명 등 총 12명이며 이들의 주소는 경남 통영과 사천, 부산 연제구 등이다. 대성호는 지난 8일 오전 경남 통영항에서 갈치잡이 등 조업차 단독 출항했으며 18일 입항할 예정이었다. 선박 소재는 화재에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성호는 선체 대부분이 불에 타 뒤집어졌고, 배가 두 동강이 나 선수 부분은 침몰한 것으로 보이며 선미 부분은 해상에서 표류하고 있다고 해경은 전했다.
수색·구조에는 해경과 해군 경비함정·헬기·항공기와 어업지도선, 민간 어선 등이 동원됐다. 현재 제주도 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사고 해상에는 2∼3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소형함정은 사고 현장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등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어선에 불이 크게 나 함정이 도착하고 나서도 어선 내부로 접근이 어려웠다”며 “선박 내에서도 선원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상 날씨가 좋아지면 내부 수색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높은 파고와 차가운 수온으로 신속한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이 해경·해군·지자체 등 관련 기관과 합동 구조활동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라”고 말했다.
사고 대응을 위해 진영 행안부 장관과 문성혁 해수부 장관이 제주에 도착했으며,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는 광역구조본부가 꾸려졌다. 제주도도 신속한 구조·수색과 실종자 가족 지원 등을 위해 모든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