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이클이 성숙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부동산 지분에 대한 직접 투자보다는 연 7~8%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메자닌(중순위) 대출이 위험 대비 높은 수익을 줄 수 있습니다.”
알리 임란(사진) 라살자산운용 이사는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저금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부동산 경기가 꺾일지 여부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부동산 사이클이 성숙기에 접어든 것은 맞다”고 밝혔다. 그는 런던 오피스에서 유럽 부동산 대출투자 펀드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라살자산운용은 2010년부터 총 45억유로 규모(약정 기준), 70여건의 대출 투자를 해왔다. 임란 이사는 “대출 투자는 부동산 가격이 25% 이상만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이 보장되는 ‘하방 보호’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그럼에도 7%대의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위험 대비 수익률이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유럽 부동산 매매 시 지분(에퀴티)은 25%, 대출(LTV)은 75%가 이뤄진다. 대출 중에서는 60%까지 선순위 대출, 메자닌 대출은 15% 선이다. 임란 이사는 “가장 안전한 선순위 대출의 경우 이자가 1.5%에 불과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건전성 규제 강화로 인해 은행은 선순위 대출만 시행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우량 부동산에 대한 중순위 이하 대출에 대한 ‘틈새 투자 기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또 지분 투자의 경우, 매각 시점 부동산 가격에 따라 두 자릿수 이상의 큰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손해(하이리스크 하이리턴)가 날 수 있다. 메자닌의 경우 ‘중위험 중수익’ 투자인 셈이다. 실제로 그동안 라살자산운용이 설정한 부동산대출펀드 시리즈(LREDS) 펀드들은 메자닌 투자 전략을 통해 약 7%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임란 이사는 설명했다. 라살자산운용은 국내 기관으로부터 이미 약 5,00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주요 투자 대상은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 등 서유럽 주요 국가의 물류시설·학생기숙사·호텔 등이다. 임란 이사는 “경제가 탄탄한 서유럽 국가의 대도시 인근 물류시설의 경우, 소비 패턴 변화로 임대 수요가 많고 도시 확장으로 인해 토지 가격 상승까지 기대된다”며 “영국·스페인의 학생 기숙사 역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가격 하락 위험이 적다”고 설명했다. 동유럽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임란 이사는 “서유럽 부동산 가격이 올라 투자 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매각 시점의 부동산 가격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크다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