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3년간 691개 全영업점 방문 '지구 세바퀴'...김도진의 눈부신 현장경영

"임기내 모든 영업점 방문하겠다"

취임초 약속 위해 12만㎞ 대장정

직원 1.3만명중 94% 직접 만나

지진피해 포항 등 챙기며 사기진작

김도진(앞줄 왼쪽 네번째)IBK기업은행장이 지난 19일 691번째로 방문한 전북 군산산단지점을 비롯해 인근지점 직원들과 함께 손가락 하트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IBK기업은행김도진(앞줄 왼쪽 네번째)IBK기업은행장이 지난 19일 691번째로 방문한 전북 군산산단지점을 비롯해 인근지점 직원들과 함께 손가락 하트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IBK기업은행






# ‘경주빵’을 두 손 가득 들고 은행 문을 연 남성고객이 있었다. 경북 경주시 황오동에 위치한 IBK기업은행(024110) 경주지점 K대리는 어디선가 많이 봤던 고객이네 했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중년의 남성고객은 다름 아닌 김도진 기업은행장이었다. 입행 이후 한 번도 직접 김 행장을 만나지 못했던 K대리는 소리를 질렀다. “지점장님, 행장님이 갱주빵 사왔심다.”

# 시민과 경찰 간의 대치로 긴장감이 흐르는 홍콩. 격화하는 시위로 인해 실적 감소가 걱정인 홍콩지점 직원들이 김 행장을 긴장된 얼굴로 만났다. 하지만 김 행장은 직원들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부터 물었다. 실적보다 시위가 극심한 곳이 출퇴근길은 아닌지가 걱정이었다. 그러자 직원들이 어려움을 쏟아냈다. 김 행장은 같이 고민하고 위로했다.


김 행장이 ‘전 지점 방문’이라는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2016년 12월 취임 후 2년 11개월 만이다. 지점 방문을 위해 이동한 거리만도 12만5,024㎞, 지구 세 바퀴를 돌고도 남는 거리다. 국내 634곳, 해외 57곳 등 691개 영업점을 모두 방문해 만난 직원 1만2,478명. 전체 1만3,256명 직원 가운데 94.1%가 김 행장을 직접 만나 악수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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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은 20일 김 행장이 전날 전북 군산산단지점을 마지막으로 전체 영업점 방문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취임 초 “임기 내 모든 영업점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를 위해 142회 출장을 다녔다. 특히 지진·태풍·산불 등의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고용위기지역으로 분류되는 등 기업은 물론 지역 경제가 어려운 지역에 집중했다. 마지막 방문지인 군산산단지점 역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군산공장 폐쇄의 여파로 어려움이 큰 곳이었다. 김 행장은 “지역 기업들이 어려울 때 외면하지 않고 버팀목이 돼 주는 게 기업은행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2017년 포항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진원지 영업점을 우선 방문해 지진 트라우마가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치료를 현장에서 바로 지시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지난해 태풍 ‘쏠릭’이 대전을 강타해 도로가 물에 잠겼지만 대전 지역 내 9개 지점을 모두 방문했다.

지역 경제를 위해 유명 먹거리를 챙긴 것도 김 행장의 아이디어였다. 고용위기지역인 군산에서는 이성당의 단팥빵을, 강원도 산불로 피해가 컸던 속초에서는 닭강정을 직원들에게 선물했다. 지역 유명 먹거리와 지역 중소기업 제품을 알린다는 취지였다. 강원 산불피해 당시에는 1,2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지시했다. 현장소통이 적시에 판단할 수 있는 밑천이 됐다. 그 결과 김 행장 취임 이후 기업은행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가고 있다. 김 행장도 “보고서보다 국내외 현장을 직접 돌아보는 과정에서 얻는 것이 더 많았다”며 “현장은 이익의 원천이자,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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