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최악의 통신 대란을 일으킨 KT 아현국사 화재 발생 1주년을 앞두고 대규모 합동 훈련이 열렸다.
서울시는 20일 마포구 상암 공동구에서 11개 기관이 ‘지하시설물 복합재난 대비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공동구는 전기, 가스, 통신 설비 등 각종 지하 시설물을 모아둔 공간이다.
서울시와 서울소방재난본부·서울시설공단·마포구·KT·한국전력·경찰·한국가스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한국수자원공사 등에서 300여명이 참여하고 소방차 등 장비 50여대가 동원됐다.
훈련은 공동구 내 방화로 인한 화재와 이에 따른 통신·전력·난방·상수도 마비 상황을 가정하고 서울시가 콘트롤 타워로 나섰다. 지난해와 같은 통신 마비가 없도록 KT는 다른 통신사 와이파이 이용, LTE를 활용한 무선 카드 결제 등 시민 피해를 최소화할 대응을 시도했다.
공동구 내부 관측 장비인 ‘레일 로봇’도 투입됐다. 은평구 공동구에 시범 설치한 이 장비는 24시간 레일을 타고 다니며 열, 온도, 습도 등 내부 상황을 파악한다.
지난해 11월 24일 서대문구 충정로의 KT 아현국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나 광케이블 등을 태우고 10여 시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인근 지역에서 각종 통신 장애는 물론 은행, 카드, 증권 금융 서비스가 멈추면서 일상이 마비되는 재난 상황이 빚어졌다.
이번 훈련을 주재한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작년 공동구 화재를 계기로 서울시는 주요 지하 시설물 관리 기관들과 ‘서울시 지하 시설물 통합 안전관리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 지하 시설물 관리를 직접 총괄하면서 유기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며 “서울 지하 시설물의 절반 이상은 서울시가 아닌 기관이 관리하므로 유관 기관 간 긴밀한 협력은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