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 뛰어드는 착한기업들

종합식품기업인 아워홈은 올해 100억원을 목표로 경북에서 운영 중인 사회적기업 생산품 및 1차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올 초 경북도와 ‘사회적경제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사회적경제 확대에 힘을 보태기로 한데 따른 조치다. 아워홈은 생산품 구매 외에도 프랜차이즈 사회적기업 육성, 사회적경제 기업의 판로 개척 및 맞춤형 상품개발 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원찬 경북사회적기업종합상사협동조합 이사는 “아워홈의 탄탄한 물류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판로개척은 물론 사회적기업 간 물류이동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워홈처럼 올 들어 대기업과 공기업의 사회적경제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대기업이 이윤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공헌 차원에서 사회적경제에 참여함으로서 ‘착한기업’ 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공기업의 경우 정부의 공사·공단 경영평가에서 ‘사회적가치 실현’ 항목이 높은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앞다퉈 사회적경제 영역에 뛰어들고 있다.

24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아워홈을 비롯해 신한은행·KT·하나투어 등 대기업과 신용보증기금·한국원자력환경공단·코레일·한국교통안전공단·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공기업이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하나투어는 지난 14일 경북도와 ‘경북형 소셜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소셜문화관광은 한류문화 및 지역·테마 중심의 문화관광 콘텐츠 수요 확대에 따라 도와 지역 사회적경제 기업이 의욕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협약에 따라 하나투어는 예약시스템과 시장 영향력 등 자사의 인적·물적 자원을 경북 사회적경제기업에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하나투어는 사회적경제 문화관광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예약전산시스템 및 관광 플랫폼 공유, 사회적경제 상품 우선구매, 관광상품 프로모션, 마케팅·홍보 등 소셜문화관광 육성을 위한 광범위한 지원에 나선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제조업이 아닌 문화관광과 사회적경제를 융합한 소셜문화관광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희석 하나투어 수석부회장도 “지방 여행·레저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적 문화유산이 가장 잘 살아있는 경북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숙박 등 관광인프라를 보강한다면 경북의 관광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KT는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재난안전플랫폼 서비스기술 지원과 함께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융합사업 모델 발굴 등에 협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청년창업 및 소셜벤처 육성사업에 대한 초기 자금 운영 등을 지원하고 있다.

공기업의 경우 생산품 구매나 판매장 설치 등의 형태로 사회적경제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우선 구매하는 한편 지난해 12월 경북 김천에 위치한 공단 본사에 사회적경제 홍보관을 개소한데 이어 지난 8월 상주 교통안전공단에도 판매장을 오픈했다. 코레일도 최근 경북본부에 홍보판매장을 오픈하고 소셜문화관광 활성화에 협력하는 등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김상희 경북도 사회적경제과장은 “대기업과 공기업에서 먼저 참여를 제안해오는 등 올 들어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과의 협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사회적경제가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