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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건축문화대상-설계자] "나홀로 건물 아닌 지역문화와 어우러지는 그림 설계"

■황선영 건축사사무소 원오원아키텍스 대표

잠수함 잠망경처럼 작은 탑에선

제주·마라도까지 볼수 있게 구상

“가파도 문화예술창작공간은 이 건물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파도 주민들과 제주도청, 현대카드 등 여러 주체가 7년여간 노력해온 가파도 아름다운 섬 만들기의 일환입니다. 지역재생의 큰 목표 안에서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쌓아가고 그 역사와 문화가 지역의 자부심과 정체성이 되는 선순환을 만들고자 했으며, 건축은 그 큰 그림의 배경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황선영 건축사사무소 원오원아키텍스 대표는 2019 한국건축문화대상 공공부문 대상 수상작인 ‘가파도 문화예술창작공간’의 설계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황 대표는 “처음에는 마을에 방치된 폐가를 이용할 계획이었는데 땅속에 묻혀 방치된 큰 구조물을 알게 돼 방향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가 발견한 것은 20여 년 전 가파도에 건설하다 중단돼 지하층 골조만 만들어진 채 물에 잠긴 콘도 건물 구조체였다. 황 대표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은 오랜 세월 수위가 조금씩 변화하는 물에 잠겨있어 그 세월을 짐작할 수 있는 물때가 아름답게 남아있었지만, 구조적으로 안전하지 못했다”며 “실제 구조는 다시 세우고 오래된 골조는 구조를 담당하지 않는 마감으로만 남겼다”고 설명했다. 오래된 건축물에 대한 리모델링을 원칙적으로 지키면서 원래 구조물과 재료를 달리한 새 구조물을 덧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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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새 옷을 입은 구조물은 그야말로 놀라운 ‘신데렐라’로 변신했다. 황 대표는 “빛과 바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슬라브를 걷어냈고, 이곳에 거주하는 작가들의 개별적으로 작은 숙소와 중정, 작업실로 변신했다”며 “밖에서 보면 잠수함의 잠망경처럼 작은 탑이 높지 않게 올라와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가파도 전체와 제주도, 마라도까지 전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이어 “지난해 개막 행사에서 제주도 한 주민이 가파도 전체를 조망해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며 “기업과 전문가, 뜻을 함께한 행정가와 주민이 함께 일군 성과로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 감격스럽다”고 덧붙였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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