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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건축문화대상-사회공공부문 본상] "국민 모두가 함께하는 공간 구현위해 노력"

서소문 역사공원·역사박물관 설계자

윤승현 인터커드 대표

윤승현 인터커드 대표.윤승현 인터커드 대표.



“천주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땅에 사는 국민 모두 공감할 수 있도록 역사기념공간으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면서 종교적 가치를 승화시킨 ‘특성화된 문화공간’으로 발현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어느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공원으로 전락할 뻔했던 서소문역사공원·역사박물관을 새롭게 탄생시킨 윤승현 인터커드 대표. 그는 역사적으로 박해의 장소이자 천주교 순교의 성지인 이곳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는 “‘성지(聖地)’의 성격에 맞는 역사기념공간을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의 본질이었다”며 “반면에 특정 종교의 성지라면 국가가 기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인 의미를 보편적인 가치로 해석할 수 있느냐, 이것이 저희에게 굉장히 중요했던 과제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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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나치게 보편화만을 추구하면 자칫 역사적 공간이 가진 색깔을 잃게 될 우려도 있었다. 이곳을 함께 설계한 윤승현(인터커드)·이규상(보이드아키텍트)·우준승(레스건축) 건축가의 고민은 여기 있었다. 윤 대표는 “‘문화공간’이라는 장소를 공공 분야에서 만들려고 할 때는 ‘가능한 모든 것’을 담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특정 종교에 관한 색깔이 짙어지면 반대 여론이 있을까 우려해 철저히 중성화한다”며 “이곳의 가치를 현대인에게 공감 가능한 방식으로 윤색해야 하지만 특성을 잃어버리면 공감 가는 공간이 될 수 없다. 그 지점을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런 지점이 서소문역사공원 뿐 아니라 대부분 공공건축이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단계부터 완성까지 모든 노력이 수렴돼야 하는데 공공은 각각의 역할이 나뉘어 있다. 예를 들어 설계자는 설계 이후 공사 참여에 거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감독을 하는 담당 공무원도 1~2년마다 바뀐다”며 “지속력이 떨어지다 보니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과정이 완성 단계까지 수렴하려면 전 과정의 목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설계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과 제도가 ‘관리 중심’으로 왜곡돼 있다. 공공건축물의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에서 작동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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