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14년만에 스크린 복귀 이영애 "배우 타이틀 부끄러움 없도록 선택한 작품"

<27일 개봉 '나를 찾아줘'>

'금자씨' 넘어서는 '정연' 캐릭터 완벽 소화

"관객과 같이 현실 느끼기 위해 수위 조절"

토론토, 로테르담 등 국제영화제 초청 잇달아

영화 ‘나를 찾아줘’ 주연 이영애. /사진제공=굳피플영화 ‘나를 찾아줘’ 주연 이영애. /사진제공=굳피플



“다시 배우라는 타이틀을 갖고 대중 앞에 섰을 때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을 선택했어요.”

배우 이영애를 ‘친절한 금자씨’ 이후 1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시킨 영화 ‘나를 찾아줘’가 27일 개봉했다. 작품은 이영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아이를 찾는 엄마와 이를 숨기려는 사람들 간의 숨막히는 긴장을 극대화한 영화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수작으로, 토론토 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섹션,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피렌체 한국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등 해외에서 먼저 호평을 받았다. 이영애 특유의 나긋나긋한 목소리 톤과 사근사근한 표정이 아들 잃은 엄마를 연기하는 데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했던 생각도 편견일 뿐이었다. 단아한 이 배우는 30년차 연기 내공과 삶의 경험은 무시할 것이 못 된다는 것을 정연 역을 통해 완벽하게 보여주며 극찬을 받고 있다.


최근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만난 이영애는 언론의 호평에 대해 “표현한 것 이상으로 좋게 봐 주셨다”며 겸양의 자세를 보이면서도 작품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보였다. 그는 “마지막 반전과 주제의식 여운 있는 캐릭터가 좋았고, 연출을 맡은 김승우 감독이 10년 간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수정하고 고뇌한 흔적이 대본의 탄탄한 구조에 그대로 나타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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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를 찾아줘’ 주연 이영애. /사진제공=굳피플영화 ‘나를 찾아줘’ 주연 이영애. /사진제공=굳피플


작품에서 이영애는 전작의 ‘금자씨’ 못지 않은 캐릭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아이를 잃은 엄마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어렵지만 액션신과 아동 학대 장면 등 소화하기 만만치 않을 정도로 수위가 높은 장면이 많았다. 그는 “원작에서는 수위가 더 높았는데 조절을 했다”며 “현실을 반영했기 때문에 고통의 강도가 낮을 수는 없고, 현실을 관객도 같이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 피해갈 수 없는 장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들 찾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가려던 정연이 풀어졌던 머리를 묶고 다시 차를 돌리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표정이 없는 듯하면서도 굳은 결심을 드러내는 그의 얼굴 자체가 메시지이자 결말에 대한 암시다. 그는 이 명장면의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바로 직전 장면에서 ‘차를 갯벌에 세우고 동물 같은 울부짖음으로 운다’라는 지문이 있었어요. 무표정하게 차를 돌리기 직전 7~8분 가량 이어지는 긴 롱테이크 장면이었죠. 배우로서는 버리기 아까운 장면이었지만 관객에게 강요를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 때문에 최종에서 편집됐어요.”

영화 ‘나를 찾아줘’의 한 장면.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영화 ‘나를 찾아줘’의 한 장면.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모처럼의 복귀작이 전 세계적인 흥행 대작 ‘겨울왕국2’와 극장가에서 맞붙게 된 데 따른 부담이 없을 리는 없다. 그는 “딸이 얼마 전 경쟁작인 ‘겨울왕국2’를 보고 와서 미안했던지 ‘친절한 금자씨가 뒤에 배경으로 있는 ‘인증샷’을 보내왔더라”고 웃으면서 “이 작품(겨울왕국2)이 스크린을 너무 많이 가져가기는 했지만, 저희 영화에도 조금 더 주셨으면 한다. 한국영화를 비롯해 트렌드와는 조금 다른 영화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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