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택시 기반 모빌리티 실험만 허용…다양한 서비스는 '아직'

■기로에 선 모빌리티 혁신

현대차 AI대형승합택시 출사표

마을버스 운행 닮은 '셔틀 택시'

자율주행 대비 주행데이터 확보

한국형 공유숙박 등도 규제 해소





대형 승합 택시로 활용되는 현대차 쏠라티. /사진제공=현대차대형 승합 택시로 활용되는 현대차 쏠라티.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중 서울 은평뉴타운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12인승 합승 택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서 시행하고 있던 서비스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데이터’가 핵심인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다량의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시작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택시를 활용한 모빌리티만 규제가 해소되고 있어 다양한 서비스의 출현을 막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합승 택시는 짧은 노선을 운행하는 마을버스처럼 거주민들이 일정 지역 내에서 자신이 원하는 곳을 대형 택시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대차(005380)는 ‘실시간 최적 경로 설정(AI 다이내믹 라우팅)’ 플랫폼 제공을, KST모빌리티는 실제 운영을 맡았다. KST모빌리티는 택시운송가맹사업자로 등록된 업체로 ‘마카롱 택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거주민들이 주거지, 학교, 지역 상점 등 생활거점 내에서 이용 가능한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수단을 제공해 불필요한 단거리 승용차 운행을 줄이고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독일에서는 비슷한 경로의 승객들을 연결해 한 차량에 태우는 합승 서비스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벤츠와 미국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비아가 운영하는 ‘벨코니’는 지난해 9월 베를린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약 100만명의 승객이 탑승하며 인기를 끌었다. 폭스바겐 역시 자회사 ‘모이아’를 통해 독일 함부르크에서 합승 서비스를 운행하고 있다.


이번 실증특례는 택시발전법상 금지돼 있는 합승 서비스가 허용된 두 번째 사례다. 지난 7월 모빌리티 스타트업 ‘코나투스’는 오후10시~오전4시 심야시간대 택시 합승 서비스를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택시 관련 규제가 계속 풀리면서 다양한 파생 서비스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반대로 택시 이외 다른 모빌리티 서비스의 길은 오히려 막히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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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합승 대형 택시 이외에 공유숙박 등 다른 서비스들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위홈의 공유숙박 서비스는 서울 지하철역 근처 호스트 4,000명에 한정해 내·외국인 공유숙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기존에는 관광진흥법 규제로 인해 도시민박업 사업자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만 서비스를 할 수 있었다.

홈스토리생활의 가사 서비스 제공 플랫폼에도 최장 4년의 실증특례 결정이 내려졌다. 근로기준법 등은 그간 가사근로자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기업이 가사도우미를 직접 고용한 뒤 고객의 서비스를 맡기는 형태로 사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근로계약을 통해 가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고 이용자와 이용계약을 체결해 플랫폼 기반 가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의 행정·공공 고지서 모바일 전자고지와 우버코리아의 택시 앱미터기는 최장 4년의 임시허가 결정을 받았다. 네이버 서비스는 공공기관과 연계해 고지를 애플리케이션 기반 알림 서비스로 받을 수 있는 형태다. 스크린 승마의 이동형 가상현실(VR) 승마체험 트럭도 실증특례가 지정됐다.

이 밖에 카카오페이·언레스의 디지털 매출전표 제공 서비스는 민간 자율규제 개선 권고를, 삼인데이터시스템의 주행 중인 화물차 중량 계측용 자동저울은 규제가 없음을 명확히 하는 적극행정 결정을 받았다.
/권경원·민병권기자 nahere@sedaily.com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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