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연봉 4배 주겠다"...韓 배터리 인재 빼가는 中

中 1위업체 CATL, 노골적 유혹

반도체·항공 조종사 유출도 심각

韓기업 경쟁력 약화 초래할수도

0415A06 주요국 두뇌유출지수 및 순위



세계 2위이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은 지난 7월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면서 한국 인재들을 대상으로 기존 연봉의 3~4배를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특히 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는 세후 2억7,000만~3억원의 연봉을 제시했다.

중국 기업들이 파격적인 연봉과 복지혜택을 앞세워 한국 전문인력 빼가기를 노골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벌이는 법적 분쟁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한국 인재 탈취 기회로 이용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3일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중국, 인재의 블랙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산업고도화 전략인 ‘중국 제조 2025’에 맞춰 중국 기업들이 한국의 우수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인재를 빼가려 눈독을 들이는 분야는 배터리와 반도체·항공 등이다.


배터리의 경우 최근 유럽·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중국 업체들이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한국의 우수인재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그룹 헝다는 올해 초 신에너지차 기업을 설립하며 배터리·전기차 분야에서 8,000여명을 채용했는데 한국·일본·독일·스웨덴 등 9개국 출신 경력자를 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도 연봉 외에 성과급, 연말 보너스, 관용차 및 자동차 구입 보조금, 1인용 숙소 지원 등을 조건으로 한국 배터리 인재 채용을 실시했다.

관련기사



박선경 무역협회 상하이지부 부장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핵심기술 침해 및 인재유출 논란으로 법적 다툼을 벌이는 혼란을 틈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경쟁력 높은 한국 전문인재들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도 중국 기업들의 한국 인재 빼가기가 노골화하는 분야다. 중국 반도체 업체 푸젠진화는 4월 인력채용 공고문에서 경력 요건으로 ‘10년 이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력자 우대’를 명시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동종업종 재취업 금지를 피하기 위해 투자회사나 자회사에 취업시키는 형식으로 한국 반도체 인재들을 영입해 반도체 기술인재 유출이 통계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중국 항공사들의 한국 조종사 영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7월까지 한국 항공사 8곳에서 조종사 460명이 외국 항공사로 이직했는데 이 중 80%가량인 최소 367명이 중국 항공사로 옮겨갔다.

박 부장은 “배터리와 반도체 산업 고급인력 유출은 기술 유출로 이어져 한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