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의 새 집행부 선거에서 실리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면서 노조의 변화가 예상된다.
4일 현대차 노조의 8대 임원 선거에서 이상수 후보가 당선됐다. 실리 성향 후보가 당선된 것은 2013년 이경훈 지부장 이후 처음이다.
이 당선자는 중도·실리 노선 조직인 ‘현장노동자’ 소속으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수석부지부장을 지냈다. 당시 이경훈 지부장과 함께 3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한 바 있다.
이 당선자의 공약에서도 이런 성향은 두드러진다.
그는 공약집에서 “단체교섭 가이드라인 메뉴얼화를 통해 조기타결 원칙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협상 시작 2개월 이내에 교섭 타결을 원칙을 내 세운 것이다. 이를 위해 “무분별한 ‘뻥 파업’을 지양하겠다”라고도 했다. 일명 ‘뻥 파업’은 교섭 막바지에 파업을 벌여 회사를 압박하는 현대차 노조의 전형적인 임단협 전술이다.
그는 “시간 끌고 파업해서 얻은 결과물은 없고, 돌아오는 건 귀족 노동자라는 오명뿐이다”며 “논쟁만 벌이는 소모적이고 소득 없는 협상은 이제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이 밖에도 노조의 사회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부품협력업체 적정 단가 보장으로 협력사 노동자 생존권 보장, 저소득층 및 영세노동자 연대강화 및 노동조합 적립금 재정 지원 등을 공약에 싣기도 했다. 또 현대자동차 랜드마크 건설을 공약에 넣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반면 회사 측을 상대로 한 무리한 요구도 많다. 먼저 그는 노동4.0(가장 많은 인원으로, 가장 높은 노동비용(급여), 가장 짧은 노동시간, 가장 낮은 노동강도)을 내세워 ‘실리’ 성향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노동4.0은 4차 산업혁명이 노동시장에 일으킬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려는 노력을 의미하지만 여기선 다른 의미의 공약이다.
여기에 더해 30만대 국내 신공장 증설, 해외공장 생산 비율제 도입, 해외 공장 물량 국내로 유턴(U-turn) 등은 사측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또 정년퇴직한 직원 중 희망자를 기간제로 고용하는 시니어 촉탁제를 폐지하고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최장 65세까지 늘리는 내용도 사측과 협의가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