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을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이 지난 8월 외주용역업체 소속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지위를 두고 한국도로공사 직원이라고 판결한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민사합의부(재판장 박치봉 지원장)는 이날 요금수납원 4,120명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3건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일부는 서류 미비 등으로 각하했다. 재판부는 원고 승소한 사안을 두고 도로공사가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해 근로자 파견계약에 해당하며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소송에 참여한 4,120명 중 자회사에 근무 중인 3,500여명은 근로계약서에 권리 포기각서를 썼기 때문에 승소 판결을 받아도 직접 고용이 어렵고, 임금 차액만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사실상 임금만 다투는 소송인 셈이다. 나머지 600여명은 자회사 근무를 거부해 해고된 근로자라서 승소에 따른 직접 고용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9월 9일부터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점거해 3개월 동안 농성 중인 민주노총 톨게이트 노조원들은 “판결과 상관없이 도로공사가 모든 톨게이트 노조원들을 직접 고용한다는 방침을 세울 때까지 계속 농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판결로 도로공사의 직접 고용 압박과 비용 부담 증가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도로공사의 수납원 직접고용 의무가 또 한 번 확인된 만큼, 도로공사가 사태의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곧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집단해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노사 교섭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다음주인 10일에서 12일 사이 서울 모처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간부 등 노동자 대표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집단해고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교섭에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