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이 최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승합차 호출서비스 ‘타다’를 사실상 금지한 법안에 대해 입장을 유보하면서도 문재인 정부 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는 해소됐다며 긍정 평가했다. 타다 논란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조율자 역할을 해야 할 동반성장위가 뒤로 빠지는 듯한 인상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위원장은 9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타다 금지법’과 관련 “(동반위 의견개진을) 전혀 생각 안 해본 바는 아니다”며 “그러나 (동반위에) 특별한 권한도 없는 상태에서 잘못 어설프게 건드리다가는 갈등을 확산시킬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의견 개진을 할 수 있었는데 갈등이 증폭될 것을 우려해 입장을 유보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는 “타다가 과연 혁신이냐에 대해서 논란이 있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해 있다”며 “타다에도 1만명 정도의 기사가 소속돼 있는데 이 기사는 택시 기사와는 다른 관계에 있는 사람들인가, 이런 논란이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설명했다. 권 위원장은 “타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문제를 넘어서 새로 생기는 산업과 기존 산업 간의 갈등”이라면서도 “갈등해소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자칫 그것이 문제나 갈등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같이 있다”며 동반위 차원의 공식의견은 유보했다. 동반위는 대·중기의 사회적 갈등문제를 발굴하고 논의해 합의를 이끄는 민간기구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영업권 보호를 위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생계형 적합업종을 지정하고 동반성장지수를 도출해 대기업의 상생 노력을 평가해왔다. 일부에서는 동반위가 여전히 구산업 위주의 사고방식에 매몰돼 있어 스타트업 등의 혁신기업에 대해 여전히 백안시하는 기조가 강해 타다 논란 관련 의견 개진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권 위원장은 대기업·중소기업간 임금격차 해소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했다. 권 위원장은 “임금격차의 정도가 그 나라의 동반성장 정도를 나타내주는 하나의 좋은 척도 아니겠느냐”면서 “지난해 취임당시에 대기업 평균 임금을 100으로 봤을때 중소기업 평균이 52 정도였지만, 최근에 나온 통계를 보면 55 정도로 미미하지만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정부)2년 반, 3년 동안 동반성장이 그 전 보다 좀 나아졌냐, 아니냐 한다면 그런(임금격차) 면에서도 조금은 나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동반위는 올해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해소에 적극 나서면서 삼성, CJ, LG, 롯데 등 23개 대기업이 10조7,000억원을 출연해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대책에 쓰도록 했다. 권 위원장은 “동반위와 같이 특별한 권한이 없는 민간기구가 10조원의 지원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평가받을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업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추천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 권 위원장은 “중고차 관련 단체가 두 개가 있는데, 두 단체의 입장도 같지 않다”며 “그 중에 하나는 상생협약 체결을 내심 원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직접 (생계형 적합업종으로)지정받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대기업들 중에서도 입장이 달라 (중소벤처기업부) 심의 과정에서 동반성장위의 부적합 의견이 어떻게 처리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상생협약이 체결될 수도 있고, 지정을 하게되면 아마 많은 예외조항들이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