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철도차량 제조업체인 다원시스(068240)가 내년 인도 시장 수주에 도전한다. 수주잔고 1위인 현대로템(064350)과 비교하면 턱없지 부족하지만 부품 국산화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춰 수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관측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내년 초 인도 철도청이 발주하는 2건의 수주에 도전할 계획이다. 2건의 수주액은 총 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다원시스는 인도 수주전을 위해 지난 10월 인도 철도청 산하기관에 218억원 규모 알루미늄 차체 객차 제작 수주 때 일부 기술이전을 하는 등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원시스는 이때가 인도 시장 첫 진출이었다. 특히 다원시스는 핵심 철도 부품을 국산화 또는 내재화 해 경쟁사보다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다원시스는 열차종합제어장치(TCMS), 견인제어장치(VVVF Inverter), 보조전원장치(SIV), 방송표시기, 차체, 냉방장치 등을 자체 기술력으로 만들고 있다. 핵심 부품인 TCMS는 세계적으로도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다원시스의 한 관계자는 “철도시장이 노후화된 인도에 기술이전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수주에 참여하려고 한다”며 “기술이전에 따른 잇점과 부품 국산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 등으로 수주 가능성에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원시스는 골리앗 현대로템과 경쟁하며 꾸준히 성장해 왔다. 이 과정에서 다원시스와 현대로템은 국내 지하철 전동차 수주 등을 놓고 법정 공방은 물론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다원시스는 지난달 한국철도공사와 3,821억원 규모 전기동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회사 설립 이후 단일 계약 중 최대 규모다. 다원시스 수주잔고는 9,489억원에 달한다. 6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현대로템과 비교할 수 없는 수치지만 다원시스가 이렇게 까지 커진 데는 경쟁사 대비 원가율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원시스의 원가율은 강력한 경쟁사 현대로템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3·4분기 기준 현대로템의 원가율은 107% 수준이다. 100원 매출을 내기 위해 107원을 쓴다는 의미로 수주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이는 현대로템은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높고 부품을 아웃소싱 하면서 외부 영향에 취약한 편이다. 반면 다원시스는 자체 부품 생산을 통해 상대적으로 원가율을 낮출 수 있었다. 다원시스의 원가율은 80% 수준이다.
다원시스의 인도 수주 도전이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인도가 중국을 견제하는 상황이어서 중국 업체들이 철도분야 수주를 따내기 쉽지 않아 다원시스 등 한국 업체에 유리한 국면이 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로 인도 등으로 시장 다변화를 꾀해 온 다원시스의 노력이 수주 성공으로 결실을 맺을 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