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뇌에 축적된 단백질이 치매 유발?…다시 주목받는 '아밀로이드 가설'

임상서 '아두카누맙 효능' 입증

연구논문 네이처 실리며 재조명




그동안 세계 각국의 제약사들은 치매의 원인이 뇌 속에 축적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제거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해왔다.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로도 불리는 이 이론은 뇌 속에 플라크 형태로 응집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과인산화돼 신경섬유 속에 축적되는 타우 단백질이 신경퇴행성 뇌질환과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올 초 글로벌 제약사들의 치매치료제 임상 3상이 실패로 돌아가고 마지막 기대주로 꼽혔던 바이오젠마저 지난 3월 유효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임상시험을 중단하며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회의감이 업계 전반에 퍼졌다. 실제로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이 자리잡은 2004년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치매치료제는 전무하다.


그런데 5일 바이오젠이 신약후보물질 ‘아두카누맙’의 임상 3상에서 투여량을 늘렸을 때 인지기능 저하가 22% 억제됐고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40% 억제됐다는 임상 시험 결과를 밝히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여기에 마이클 헤네카 독일 본대 신경퇴행성질환 및 노인정신의학부 교수 연구팀이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타우 단백질과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사이의 연결고리에 관한 연구 역시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는 이 논문과 함께 28일 타우 단백질이 가득 찬 신경세포를 표지에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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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네카 교수 연구팀은 염증 조절 복합체 ‘NLRP3 인플라마좀’이 타우 단백질 축적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치매로 사망한 환자의 뇌세포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NLRP3이 염증을 조절하는 인플라마좀을 활성화시키고 활성화된 인플라마좀이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를 유도하는 효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베타 아밀로이드가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아밀로이드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헤네카 교수는 과거 연구에서 활성화된 인플라마좀이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유발하는 것을 보인 바 있다. 이번 연구로 인플라마좀이 타우 단백질도 축적한다는 점을 밝혀내며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 둘 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냈다. 헤네카 교수는 “이번 연구로 타우 단백질의 생성 원인이 밝혀진 만큼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 치매 치료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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