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안보

北 ICBM도발에 안보리소집 칼빼든 美...‘설전’서 ‘외교전’으로 격화하는 북미갈등

美.,크리스마스 전 北도발 차단 실질 압박

美 국제사회 여론 및 추가제재 北 에 경고

특히 중러 ICBM 도발 반대입장 北부담커

北 안보리 소집에 강한 반발 및 도발 관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인사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워싱턴EPA=연합뉴스


북한이 자신들의 ‘연말시한’을 앞두고 북미 비핵화 협상의 레드라인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구체화하자 미국이 9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이라는 칼을 뽑아들었다.

유엔 안보리 소집은 북한에 강력한 추가 대북제재라는 직접 타격과 동시에 국제사회의 여론전을 통한 북한의 외교적 고립을 심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압박카드로 평가된다. 특히 북한의 우군인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의 ICBM 발사와 핵실험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가 미국의 입장을 지지할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안보리가 미국의 요청으로 오는 11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도발 확대 가능성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한다고 전했다.

당초 안보리는 세계 인권선언의 날인 10일 북한의 인권토의 개최를 진행하려 했지만 미국의 요청으로 논의 주제가 북한의 미사일 문제 등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지난 8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히며 비핵화 협상의 레드라인을 넘을 조짐을 보인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건네받고 있다. /댄 스커비노 국장 트위터 캡처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감행하는 등 북한의 대미 압박 수위가 도를 넘어섰다는 미국의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대미 강경파로 알려진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인신 공격적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령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힐난했다. 이례적으로 김영철 위원장의 담화 이후 5시간 만에 나온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명의의 담화도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는 표현이 다수 담겼다. 리 부위원장은 “최근 잇달아내놓는 트럼프의 발언과 표현들은 얼핏 누구에 대한 위협처럼 들리지만 심리적으로 그가 겁을 먹었다는 뚜렷한 방증”이라며 “트럼프는 몹시 초조하겠지만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고 도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모닥불을 쬐고 있는 모습으로, 김 위원장 오른쪽에 부인 리설주 여사도 자리하고 있다./연합뉴스


재선을 최대 정치적 과업으로 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및 핵실험 중단’이라는 외교적 성과가 무너지는 것을 지켜만 보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안보리 소집 카드는 실제 북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ICBM 도발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우군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광사업은 김 위원장이 구상하는 ‘자력갱생’의 핵심인 만큼 중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도발확대에 대해 미국과 동조할 경우 북한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사진은 2016년 2월 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광명성 4호 발사장면./연합뉴스


그간 안보리 소집에 강력하게 반발해온 북한이 미국의 안보리 소집 요구에 대한 항의로 대미 도발과 함께 협박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지난 10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해 안보리 소집을 요구하자 북한은 “위험한 시도”라며 강력하게 항의한 바 있다. 당시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SLBM 발사에 대해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하며 “이웃 국가들의 안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강변한 점을 볼 때 북한은 자주권 침범이라며 미국의 안보리 소집 요구를 비난할 가능성이 높다. ICBM 발사 및 핵실험 재개는 비핵화 협상의 레드라인을 넘는 것으로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이에 준하는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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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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