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작가 김광탁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사실주의 연극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 기억과 망각의 경계, 과거와 현재의 경계는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작품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물 흐르듯 담담하게 끌고 나가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인다’, ‘살냄새 나는 작품이다’ 라는 심사평을 받으며 제6회 차범석 희곡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작가 김광탁의 자전적 이야기로 간암 말기의 아버지가 고통으로 인한 간성혼수 상태에서 ‘굿을 해달라’고 말씀하셨던 것에 대한 충격으로 인해 시작되었다. 거창한 이야기가 아닌 아픈 아버지를 위해서 작가 개인적인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하였지만,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고, 그리움이 덕지덕지 붙은 곳이 있어도 가고 싶다고 하지 않는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을 위한 위로의 굿 한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탈고했다는 작품이다.
2013년 신구, 손숙이라는 연극계의 두 거장과 함께 초연된 이 연극은 두 노장의 인생을 담은 연기로 전회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고, 이듬해 앙코르 공연까지 이어갔다. 2016년, 차범석 선생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기 위한 추모 공연으로 다시 한번 무대에 올랐으며,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기나긴 여운을 주는 작품”이라는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 역시 지난 시즌에 이어 신구와 손숙, 최명경, 서은경 배우가 함께 하며, 아들 역에는 조달환 배우가 새로이 합류한다. 손숙은 “늘 다시 한번 해봤으면 했던 작품을 다시 하게 되어 행복하다”라며, 이번 공연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신구는 “이 작품은 참 힘든 공연이지만 할 때마다 관객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늘 보람을 느낀다. 오랫동안 무대에서 호흡을 맞춘 손숙 배우와 함께하니 기쁜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록 있는 배우들이 펼치는 섬세하고도 밀도 높은 연기는 겨울의 끝자락, 관객들에게 잔잔한 여운과 그리움을 남길 것이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역을 맡은 신구, 그리고 가족을 위해 한평생 희생하는 ‘어머니’역을 맡은 손숙은 다시 한번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거친 호흡, 공허함과 쓸쓸함을 담은 눈빛, 떨리는 눈꺼풀만으로도 객석에 감정이 오롯이 전해지는 두 거장의 연기를 300석 내외의 소극장에서 가까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관람의 의미가 있다.
아들 역에는 섬세하고도 애절한 감정 연기로 일명 ‘극세사 연기’로 호평을 받아온 조달환 배우가 합류했다. 조달환과 신구는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출연한 바가 있어, 이미 완성된 호흡이 기대되는 만남이다. 지난 시즌에 푼수같지만 미워할 수 없는 ‘며느리’역으로 호평받았던 서은경과 푸근하고 정 많은 이웃집 아저씨 ‘정씨 아저씨’역에 최명경 배우도 이번 시즌에 다시 한번 무대에 서며 또 한 번의 완벽한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