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서현(37·사진) 커뮤니케이션앤컬쳐 대표는 최근 협력사 사장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스타킹 ‘슬림9’을 만드는 대구에 위치한 협력사 사장이 맹 대표 덕분에 공장도 늘렸고 땅도 사게 돼 고맙다는 감사 전화였다. 맹 대표는 “대구에 있는 공장인데 상생 성과로 상을 받았다는 소식도 들었다”며 “슬림9 판매가 늘면서 발주물량이 증가하자, 매출이 올라 고용을 늘렸고 대출 여유도 생겨 사세를 확장했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맹 대표가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일어났다. 부자(父子)가 운영하던 공장은 젊은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일거리가 없던 공장 주변 어르신들에게 제품 포장을 맡겼다. 기초수급자 등 45명의 사회적 약자도 채용했다. 커뮤니케이션앤컬쳐는 이 공장을 포함해 10개 기업과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맹 대표는 “우리의 파트너(협력사)는 아주 작은 곳들”이라며 “직원은 10명이 안되고 아버지의 고생을 보고 아들이 돕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맹 대표가 미스코리아 대회 참가를 결심한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미스코리아가 국내외 소외된 계층을 찾아가면, 방송을 통해 일반에 알려지고 사회적 관심이 뒤따른다. 맹 대표는 미스코리아를 미의 대표가 아니라 소외된 이들을 비추는 연결자로 여겼다. 사명에 쓰인 커뮤니케이션의 소통이란 의미도 이런 바람이 담겼다.
5년차 벤처기업인 커뮤니케이션앤컬쳐가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었다는 데 맹 대표는 용기를 얻었다. 맹 대표에게 회사 경영을 제외하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사회공헌”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올해 8월과 10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500만원과 여성 내의 200여점을 후원했다. 후원금은 가정폭력피해자보호쉼터에서 돌봄을 받는 청소년과 이주여성에게 전달된다.
맹 대표는 “10대 때 부모님이 하던 사업이 갑자기 위기를 맞았다”며 “그래서 더 당차게 살자고 결심했고 현재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당당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맹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제품들도 과거와 다른 시대에 사는 20~30대 여성들의 삶, 추구하는 가치를 반영하려고 한다”며 “100년 전에나 남성에게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코르셋을 입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