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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경 LG명예회장 별세]국내 최초 민간기업 IPO 등 투명경영 앞장서

1970년 11월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금성통신 창사 1년만에 독일 지멘스를 비롯해 독일 해외개발공사, 일본 후지전기 등 3개국 4개 회사가 제휴한 ‘통신 전기기기 제조판매 수출사업을 위한 합작투자 기본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LG


구자경 명예회장은 기업의 외형적 성장뿐만 아니라 국내 민간기업 최초 기업공개(IPO)와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기업 경영의 혁신을 이끈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우선 구 명예회장은 1970년대에 잇따른 IPO를 통해 우리나라 초기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민간 기업의 투명경영을 선도했다. 특히 당시만 해도 IPO를 기업을 팔아 넘기는 것으로 오해해 이를 우려하는 분위기였고 일부 임원들은 IPO를 강력히 반대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구 명예회장의 앞을 내다보는 혜안과 결단력이 돋보인다. 당시 국내 민간 기업에서는 IPO를 한 사례가 없었지만 구 명예회장은 IPO가 앞으로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 될 것이며 선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1970년 2월 그룹의 모체 기업인 락희화학(현 LG(003550)화학)이 민간 기업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이어 전자 업계 최초로 금성사가 IPO를 했다. 구 명예회장은 이후 금성통신(1974), 반도상사·금성전기(1976), 금성계전(1978), 럭키콘티넨탈카본 (1979) 등 10년간 10개 계열사의 IPO를 단행해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통한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구 명예회장은 기업의 활동 지평을 과감하게 세계로 확장시켰다. 재임하는 동안 50여 개의 해외법인을 설립했으며, 특히 1982년 미국 알라바마주(州)의 헌츠빌에 국내 기업 최초의 해외 생산기지인 컬러TV 생산공장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뉴욕타임즈는 금성사 헌츠빌 공장 설립에 대해 “한국의 기업이 이제는 미국 사회에서도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으며,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도 성공적인 해외 진출 케이스로 헌츠빌 공장을 연구하기도 했다.



구 명예회장은 해외 투자에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독일의 지멘스, 일본 히타치·후지전기·알프스전기, 미국 AT&T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합작 경영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선진 기술과 경영 시스템을 빠르게 습득하고, LG의 활동 무대를 세계 중심으로 확장시키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고병기 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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